산업 IT

유료방송 합산규제, 손 놓은 국회에 속 타는 업계

합산규제 일몰 두 달도 채 안 남아

2015년 합산규제 도입 이후 3년간 추가 논의 전혀 안해

KT VS 反KT 나뉘어 논쟁 격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국회가 관련 협의에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통합방송법 제정을 전제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도입된 지 3년이 지났지만 통합방송법도, 일몰 연장 여부도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방송법 우선 처리를 내세우며 국회 일정까지 거부하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기업의 계열이 유료방송 시장의 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으로 KT(030200)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을 겨냥한 규제다. KT계열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점유율은 30.3%다.

국회가 공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는 뒤로 밀리는 상황이다. 문제는 4월 임시국회가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사라지는 오는 6월 27일 이전 사실상 마지막 논의 기회라는 점이다.

이미 국회 과방위엔 지난 2016년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계속 유지시키는 내용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합산규제를 결정한 2015년 당시, 방송법과 IPTV법을 합한 ‘통합방송법’을 3년 내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하다.


업계 관계자는 “입법기관으로서의 책임성을 생각한다면 법안소위를 열지 못해서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전혀 다루지 못하는 경우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국회가 논의를 한 발자국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사이 시장은 KT와 나머지 업계로 나뉘어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경쟁업계에선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의 지배력이 높아진 만큼 합산규제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을 보면 KT의 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며 “합산규제 일몰은 시장 상황과 맞지 않다”고 밝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7 방송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KT계열의 디지털 유료방송 점유율은 38.2%로 나타났다. 특히 KT는 디지털시장 78개 구역 중 45개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 중 점유율 △40~50% 17개 △50~60% 8개 △60~70% 2개 △70% 이상 2개로 나타났다.

반면 KT는 디지털 시장을 이끌고 있는 IPTV(인터넷TV)의 점유율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IPTV 시장에서 KT와 SK브로드밴드, LG 유플러스의 점유율은 각각 45.6%와 30.6%, 23.8%다. 지난 2014년 말 △KT 48.4% △SKB 29.2% △LGU+ 22.5%와 비교하면 KT와 다른 업체간 격차가 좁혀졌다.

KT 관계자는 “IPTV 점유율의 경우 KT는 계속 감소한 반면 다른 기업들은 오르고 있다”라며 “KT계열의 독점 우려는 현실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권경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