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초대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브레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내 경선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이번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 외곽 조직인 더불어포럼 공동대표, 민주정부 10년 장차관 모임인 ‘10년의 힘’ 위원, 정책 싱크탱크인 포용국가위원회 고문으로 활동했다.
2002년 대선 당시에는 노무현 후보의 대구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부산 선대본부장, 김두관 전 장관은 경남 선대본부장이었다. 권 위원장은 2002년 노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위원장)를 거쳐 이듬해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에 올랐다.
장관 취임식에서 그는 “노동부 직원들은 경제부처 직원이 아니다”라며 “노동부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개혁 성향을 확실히 드러냈다. 대규모 파업으로 번진 춘투로 애를 먹기도 했지만 주5일 근무제와 외국인 고용허가제 법안을 통과시키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대구 태생인 권 위원장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1985년부터 영남대 경제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해왔다. 1996년 사단법인 대구사회연구소 소장을 맡은 후 참여형 학자로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보폭을 넓혀왔다. 스스로를 ‘중도 우파’로 얘기하지만 세간에서 진보적 경제학자로 부르는 데 수긍한다.
권 위원장은 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독일에서 10년을 살았다. 사회 민주주의 요소가 강한 사회경제체제를 발전시켜온 독일은 작은 정부와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권 위원장의 성향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소기업에 대한 철학과 신념도 확고하다. 독일 정부가 ‘미텔슈탄트(중견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경제 허리를 탄탄하게 만들었던 만큼 그 역시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동반위의 활동 방향에 대해 권 위원장은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정부 부처는 법이 뒷받침돼 강제력을 가지고 설득하고 정책을 집행하지만 동반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토론·협의하고 합의에 이르러야 결과물이 나오는 구조”라며 “동반위는 강제성을 가진 정책 집행기구가 아니라 일종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기구로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회적 합의 기구에 비하면 제법 빠른 속도로 많은 합의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심우일·김연하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