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가 양자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회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파 성향의 마이클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미국 국무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정계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으나 현재로선 이르면 5월 말 개최를 목표로 북미 간 물밑 논의가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방송 CNN은 7일(현지시간) 여러 정부 관료들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과 북한 당국이 상호 간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적 성격의 직접 회담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비밀 회담은 폼페이오 국장이 북한 정찰총국장과 회담을 하기 위한 사전 기초작업 차원으로 해석됐다. 이번 작업은 폼페이오 내정자가 직접 CIA 내 전담팀을 이끌며 비공식 정보채널을 통해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북미 정보당국자들이 제3국 등에서 만나 양국 정상회담 장소 결정에 초점을 두고 수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CNN은 보도했다. 북한은 정상회담 장소로 평양을 강력하게 제안하고 있고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회담장소 합의 후 회담 날짜를 정하고 의제도 더 상세하게 논의할 계획이다. CNN은 정상회담의 일정표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다만 현재 오는 5월 말이나 6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료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CNN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기꺼이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관련 당국자들의 말을 전했다. 이에 따라 외교당국자들은 북미 간 실무 및 고위급 논의가 순항할 경우 미국 측이 바라는 북한 핵 동결 및 폐기와 북한 측이 바라는 북미평화협정 문제가 향후 양측 간 정상회담의 의제로 설정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 북미 간 비밀 회담과 관련해 청와대는 어떤 정보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려는 북미 정상회담의 예비회담 성격이 큰 만큼 북미 간 대화에 대해서는 청와대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남북은 이번주 중 한 번 더 실무회담을 열고 핫라인 개통 문제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핫라인 전화기가 청와대의 문재인 대통령 집무실과 평양 노동당 청사 내 김 위원장 집무실에 각각 설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