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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500년 전 붓끝서 번진 기괴한 꿈 속으로

쾌락의 정원·바보들의 배 등

15세기 화가 보스의 대표작

서커스·연극·애니로 재구성

살아있는 유럽판 '지옥도' 보는듯

관객에 2차원 환상의 세계 선물

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




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


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


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


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


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6~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사진제공=LG아트센터


한 남자가 임종을 앞두고 침대에 누워있다. 그의 앞에 나타난 소녀는 남자가 지니고 있던 빨간 열매를 받아들고 커다란 원을 지나 기괴한 그림 속으로 입장한다. 그림 속에는 나체의 사람들이 붉은 열매를 나눠 먹고 투명한 열매 속의 남녀는 서로를 애무한다. 괴상하기 짝이 없는 그림은 무대 위 구조물과 서커스 아티스트들의 정교한 움직임 속에 무대 위 실재하는 세계로 재구성된다.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1450년경 출생 추정~1516년)는 그렇게 50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일 막을 올린 아트서커스 ‘보스드림즈’ 는 2016년 보스 서거 500주년을 맞아 제작됐다. 보스의 대표작 ‘쾌락의 정원’을 시작으로 ‘은총받은 이들의 승천’ ‘마술사’ ‘우석의 제거’ ‘바보들의 배’ ‘건초수레’ 등 500여년 전 보스가 펼쳐놓은 기괴한 화폭은 앙쥐 포티에의 애니메이션, 캐나다 서커스 그룹 세븐핑거스의 아크로바틱, 덴마크 극단 리퍼블리크 씨어터의 정교한 무대와 만나 오늘의 관객 앞에 완벽하게 재구성됐다.

보스의 작품은 하나같이 기괴한 캐릭터가 작고 빽빽하게 채워져 한눈에 담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로 마치 유럽판 ‘지옥도’를 보는듯한데, 이를 무대 위로 소환한다는 것은 공연을 보기 전까지 상상하기 쉽지 않다.


현란한 애니메이션과 아크로바틱의 힘으로 2차원의 화폭은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인다.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던 화폭은 이내 무대 위 배우와 소품으로 연결되고 배우들은 저글링, 핸드 밸런싱, 트라피즈(공중그네) 등 서커스를 펼치며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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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록 그룹 도어스의 보컬이자 천재 싱어송라이터 짐 모리슨 등 보스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도 무대를 달군다. 달리는 꽃 속에서 등장한 여인의 핸드밸런싱을 화폭에 담고, 모리슨은 그의 대표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공중묘기를 펼친다.

볼거리의 향연은 붉은 열매가 보스의 영혼이라는 점을 깨달은 소녀가 환상적인 애니메이션을 배경으로 댄스 트라피즈를 펼치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룬다. 보스의 그림을 모방한 숱한 그림들이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이어졌듯 보스드림즈는 21세기 보스의 재탄생을 알리는 정반합의 산물이다.

작품은 소녀가 빨간 열매를 쾌락의 정원의 중앙 연못에 돌려놓는 것으로 끝난다. 보스드림즈의 사무엘 테트로 예술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 “보스의 작품이 그의 예술성과 영혼을 영원히 간직해 수세기를 지나서 까지도 여러 예술가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스는 피터 브뤼겔 등 당대의 화가는 물론 20세기 초현실주의 화풍의 탄생에 일조했고, 현대에 이르러서도 숱한 예술인들에게 예술의 원천이 되며 영원불멸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 작품의 힘이 여기에 있다. 관객들 각자의 연못에 심겨진 빨간 열매는 500년전 보스의 꿈과 관객들 각자의 꿈을 이어준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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