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참외 대표산지 성주 가보니]자동화 공정에 깐깐한 검사...주문 쇄도

마스크 팩 이어 참외씨 기름 개발 한창

국내 출하 92% 차지...내년 가공공장 완공

롯데마트 12~18일 성주 참외 기획전

수확된 참외가 당도 측정에 앞서 세척되고 있다.수확된 참외가 당도 측정에 앞서 세척되고 있다.



4월은 참외의 계절. 사과·배 같은 저장과일이나 딸기 출하가 마무리되고, 수박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직전의 ‘간절기’라 경쟁할 과일이 없다. 2월 말부터 나오는 맏물(1화방)이 소진되고, 가장 맛있다는 2화방이 나오는 덕분이기도 하다. 참외는 보통 잘 아는 멜론에서 분화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외에서는 ‘Korean Melon’으로 통하는, 우리가 아는 노란 줄무늬 모양으로는 한국만의 과일이다. 제수용·선물용으로는 씨알이 굵은 참외가 인기지만, 사실 특·상품은 10㎏ 한 박스에 30~40개 정도 들어가는 어른 주먹만한 크기가 가장 맛있다.

“참외에는 다른 과일·채소류 대비 엽산 성분이 압도적으로 많아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에 특히 좋아요. 게다가 올해는 유달리 추웠던 겨울 끝이라 참외 당도가 높고 육질도 단단해 더 맛있습니다.”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3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한 경상북도 성주군 월항면. 성주는 국내 참외 재배면적의 67%, 출하량의 92%를 차지하는 대표 산지다. 농협유통센터에서 만난 강도수 월항농협 조합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참외 자랑부터 시작했다. 잘 알려진 참외 장아찌부터 참외 마스크 팩, 참외씨 기름까지 요즘 한창 개발 중인 상품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지난해 시험 삼아 만들어본 마스크 팩이 싱가포르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판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참기름 짜듯 참외씨로 만든 기름도 개발 중이라 내년께 제2 유통센터와 가공공장이 완공되면 롯데마트를 통해 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확된 참외는 비파괴 당도측정기를 통해 선별된다수확된 참외는 비파괴 당도측정기를 통해 선별된다


세척과 당도측정을 마친 참외가 등급 선별을 거쳐 포장대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세척과 당도측정을 마친 참외가 등급 선별을 거쳐 포장대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월항유통센터는 농가에서 수거한 참외를 세척하고 당도를 측정해 11브릭스 이상의 특·상품만 출고한다. 모든 과정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공급처에 따른 포장만 사람 손을 거친다. 하루에 처리 가능한 물량은 80여 톤으로, 지난해 출하한 6,500톤 중 롯데마트로 3,000여 톤을 공급한다. 특·상품만 공급하는 만큼 롯데마트가 지난해 매출 200억 원 중 65%를 차지하는 거래처다. 벌써 11년째 거래처다.

생산자 입장에서 꾸준한 거래처는 그 해 작황만큼이나 중요하다. 생산자와 농협, 마트라는 각자의 입장이 있으니 미묘한 신경전도 있지만, 모두에게 안정적인 수급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윈윈’에 가깝다. 마트는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도) 인증을 받은 농가의 특·상품을 매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농가와 농협은 안정적인 가격에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참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월항농협에 가입한 농가 120여 곳 모두 ‘GAP’ 인증 농가이기 때문이다. GAP 인증은 매년 2번 해당 농가의 농약·비료·퇴비·수질·생산량·토양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정부에서 부여한다. 검사가 까다로운 만큼 성주 시 4,000여 참외 농가 중 GAP 인증을 받은 곳은 20% 남짓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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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항면 수죽리에서 하우스 시설 21개 동을 운영하는 ‘참외명인’ 이만장 씨는 한 동당 연간 1,0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그는 농업기술이 발전하고 농협이 대신 유통에 나서며 ‘낮이 있는 삶’이 됐다고 말한다.

보통 참외는 ‘포복재배’ 한다고 한다. 무릎 아래 넝쿨 사이 열매가 열리니 엎드려 키운다는 의미에서다. 예전에는 돈 많이 벌어봐야 병원비 저축하는 셈이라고도 했다. 여전히 고생스러운 농사지만 상당 부분 자동화가 이뤄졌다. 하우스 천장에 레일을 달아 수확물을 옮기고, 겨울철 온도 유지를 위한 덮개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개폐된다. 덕분에 농민들의 빠른 고령화에도 일손 걱정이 줄었다.

이 씨는 “기술 발달로 노동강도가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이라 75세까지도 참외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며 “지금 농협 덕분에 농사만 잘 지어 갖다주면 나머지 시간 내 볼일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올해 성주군 참외 농가의 걱정은 지난 3월 2차례 폭설이 내리며 2화방(2번째 출하되는 참외) 출시가 20여 일 늦어진다는 점. 과거 노지재배가 많던 시절 참외 제철이 7~8월이었다면, 사실상 시설재배만 이뤄지는 지금은 4~6월이 ‘제철’이다. 그런 만큼 과일·채소 특성상 약간의 수급 변동에도 가격이 크게 출렁이기 때문이다.

강 조합장은 “참외는 생산이 10%만 늘어도 20~30%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20% 생산이 줄면 가격이 50% 뛴다”며 “올해 2화방 출하가 보름 이상 늦어질 텐데 가격이 너무 오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오는 12~18일 성주 월항농협 120여 개 농가와 사전 기획한 ‘성주 참외(1.5㎏·봉)’를 200톤 가량 준비해 9,900원에 판매한다.

/성주=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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