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무명 아티스트도 정당한 공연 보상 드려요"

김규완 시큐브플래닛 대표

공연 아티스트-기획자

플랫폼 '마당' 통해 매칭

주먹구구식 정산문화 개선

특급 연예인 없이도 알찬 축제

평창올림픽서 가능성 발견




“매년 전국에서 6,000개 이상의 문화행사와 축제, 소규모 행사들이 열립니다. 아이러니한 건 수많은 공연에도 불구하고 공연 기획자들은 무대를 맡길 아티스트가 없다고 불만이고 무명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재능을 정당하게 보상받고 설 수 있는 무대가 부족하다고 낙담합니다”

김규완(사진) 씨큐브플래닛 대표는 지난 2016년 전국의 공연 기획자들과 아티스트들을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마당’을 출시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대표는 10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세상에는 좋은 공연과 창작물을 만들어 내려고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무명 아티스트들이 있고 그 반대편엔 공연 기획자들이 있다”며 “그 열정의 시간이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둘 사이의 간격을 좁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마당의 매칭 방식은 간단하다. 우선 아티스트들은 마당이 정한 양식에 따라 자신의 프로필과 공연 영상, 공연 가능 지역, 희망 보수 등을 올려 놓는다. 공연 기획자들도 행사 장르와 날짜, 지역, 지급 가능한 출연료 구간 등을 등록하면 마당이 자체 프로그램을 돌려 둘 사이를 연결해 준다. 김 대표는 “마당 플랫폼을 이용하면 아티스트들은 원하는 스타일의 무대와 보수를 예측할 수 있고, 공연 기획자들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티스트들의 평판과 능력을 검증해가며 무대를 풍성하게 꾸밀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낙후됐던 아티스트들에 대한 정산 문화도 마당을 통해 개선되길 기대한다. 그는 “기존 축제들은 공연 대행사가 지방자치단체나 기관 등에서 행사를 일괄 수주한 뒤 예산에 맞춰 아티스트들을 주먹구구식으로 끼워 넣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행사의 질은 떨어지고 아티스트들은 공연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질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 마당을 론칭한 지금까지 2년 간 만났던 수많은 무명 아티스트들은 하나 같이 재능과 인성을 겸비한 훌륭한 사람들이었다”면서 “하지만 잘못된 문화 예술 공연 시장의 구조 탓에 이들이 무대에서 흘린 땀의 댓가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이 하루 빨리 개선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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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진심은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마당에 등록된 아티스트는 469팀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29팀이 지난해 한 차례 이상 무대에 섰고, 올해는 72팀(3월말 기준)이 공연에 나갔다. 스타트업 특성상 마케팅 활동은 엄두도 못 내지만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영향력을 조금씩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2월 마당은 평창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동계올림픽이 열린 기간 동안 강릉 지역과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선 하루 종일 문화 공연이 열렸다. 2주 넘게 열리는 올림픽 기간을 고려하면 특급 연예인 위주로 공연을 채우기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김 대표는 “올림픽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공연이 자주 열렸고, 마당은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특급 연예인 없이도 축제를 알차게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평창에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야심 찬 청사진도 공개했다. 빅뱅이나 방탄소년단과 같은 한류 스타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처럼 홍대의 인디 밴드 문화를 수출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케이-팝이 흔히 말하는 A급 스타 위주로 동남아시아에 수출되는데 홍대에 가보면 실력 있는 인디밴드들이 많이 있다”면서 “홍대의 밴드 문화를 그대로 옮겨 새로운 한류를 일으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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