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이 다시 모습을 바꾼다. 현재 단일 광장을 두 개로 나눠 광화문 앞에는 ‘역사광장’을 조성하고 전체 규모도 현재보다 3.7배 커진다. 하지만 지난 2009년 광화문 광장을 지금처럼 조성한 터라 10년도 채 안 돼 다시 공사를 벌이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10일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상징성을 회복하고 대한민국 대표공간으로 만든다는 취지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바꾸고 역사성을 부활하며 다양한 문화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이번 계획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1만8,840㎡ 규모의 광화문광장은 3.7배로 늘어난 6만9,300㎡로 커진다. 광장은 두 개로 나뉘는데 광화문 앞에는 면적 4만4,700㎡의 ‘역사광장’이 새로 조성된다. 기존 광장은 2만4,600㎡의 시민광장으로 남는다. 문화재청이 역사광장을, 서울시가 시민광장 조성을 각각 맡는다.
광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는 광장으로 편입된다. 결국 세종대로는 10차로에서 6차로로 축소되는 셈이다. 광화문 앞을 지나는 사직로·율곡로는 남쪽으로 후퇴해 역사광장 및 시민광장 사이로 지나가게 된다. 내년까지 세부안을 확정하고 오는 2020년 착공, 2021년에 준공한다는 목표다. 총사업비로 995억원이 책정됐다.
현재 광화문광장은 2009년 오세훈 시장 때 조성됐다. 세종대로 차도를 기존 16차로에서 10차로로 줄이고 중간에 지금의 광장을 만들었다. 당시에도 오 전 시장의 치적을 위한 급조된 공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1년3개월 공사에 약 700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에도 ‘거대한 중앙분리대’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시는 2016년 공론화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광장을 키우자는 공감대가 확산됐지만 공사 기간과 비용 문제로 계획안은 시민 기대보다 다소 축소됐다”고 말했다.
향후 추진될 광화문광장 계획을 가로막는 변수도 있다.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이다. 집무실이 정부서울청사로 이전할 경우 방호시설 등의 영향으로 광장도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2020년 착공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차제에 아예 차도를 없애고 광장 주변 전체를 보행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 광화문광장 재조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