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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후 한 달, 여전히 학교생활이 힘든 아이




환절기도 지나고 나들이하기 좋은 봄이 왔다. 미세먼지만 아니라면 학교 다니기에도 참 적당한 계절. 그런데 아이 컨디션은 영 아닌 듯하다. 학교생활에 익숙해졌을 법도 하건만 피곤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더 자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다 아침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등교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집을 나선다.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가끔 수업시간에 멍 하니 있는 경우도 많다. 집에 와 학습지 좀 풀라고 하니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다. 한 달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학교생활에 지친 것일까?

수업 중에도 ‘멍’ 하고 꾸벅꾸벅 조는 아이


이맘때면 새학기 증후군과 봄철피로증후군(춘곤증)이 맞물려 유독 피로감을 느끼는 소아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이 이석진 원장(아이조아한의원 성북점)의 지적. 이석진 원장은 “환절기 후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낮이 길어지고 체온이 올라가 근육, 혈관 등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이 올 수 있다. 신진대사도 원활해진다. 학교생활과 함께 신체 활동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섭취와 기력 보강이 필요한데, 이것이 뒷받침하지 못하니 생체리듬이 계절 변화를 따르지 못해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증상은 1~3주 정도, 4월 말경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단순히 졸음이 오는 것뿐만 아니라 식욕부진, 어지럼증, 무기력, 피로감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어 늦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 평소 잔병치레가 많은 허약 체질인 어린이, 영양 섭취가 불균형해 너무 마르거나 뚱뚱한 어린이, 면역력이 부족해 환절기부터 지금까지 감기, 비염,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에 시달린 어린이라면 더 예의주시한다. 학교생활이 힘에 부치니, 봄에 적응하면서 여러 증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

춘곤증, 봄에 적응하는 과정을 무사히 넘기려면

신학기 초의 피로감과 잔병치레를 극복하려면 우선 영양 섭취와 기력 보강이 중요하다. 수시로 스트레칭, 산책 등 적절한 운동으로 몸을 풀어준다. 이런 신체 움직임은 소아 청소년의 근골격을 부드럽게 이완하고 기혈을 순환시켜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우리 몸의 영양소 필요량도 증가하는 만큼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식사도 필요하다.


이석진 원장은 “춘곤증에는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등 영양소가 풍부한 봄나물이 도움이 된다. 봄나물은 특유의 향과 쓴맛이 있는데 봄 보약 약재 중에도 봄나물과 비슷한 성질의 것이 많다. 만약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으로 새학기 증후군, 봄철피로 증후군을 떨칠 수 없다면, 또 피로감을 넘어 잔병치레에 시달린다면 아이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보약도 고려해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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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학년이 고비, 저중고학년 맞춤 케어가 필요

봄을 힘들어하는 어린이들 중 눈여겨봐야 할 점이 있다. 바로 1, 3, 5 홀수 학년인 경우다. 1학년 신입생은 첫 학교생활이니만큼 새학기 증후군으로 감기, 비염, 장염, 복통, 야뇨, 빈뇨, 변비 등의 증세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럼 3학년과 5학년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초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학사 운영이 이뤄지는데, 보편적으로 3학년과 5학년 때 수업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3학년에는 6교시까지 하는 요일이 이틀 정도 생기고, 5학년에는 6교시가 거의 대부분, 하루 이틀 정도 7교시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학습량과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사교육의 비중도 늘어난다. 새학기 증후군과 춘곤증이 겹치고 과중한 학업까지 보태지면 아이의 체력은 이를 따라가기 버겁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봄철 새 학년에 진급하면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의원에서 새학기 보약을 찾는다.

이석진 원장은 “새학기 보약은 5월까지 아이의 건강 상태와 질병 유무, 컨디션을 살펴가며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1학년은 새학기 증후군 / 3학년은 비염 유무, 소아비만과 성조숙 / 5학년은 초경 같은 2차 성징과 함께 2차성장급진기를 감안해 맞춤 케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새 학기 후, 한 달이 지났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부모가 마음을 놓는 순간, 아이는 새 학기 증후군에, 춘곤증에, 과중한 학업에 성장의 계절 봄을 피로감과 병치레로 허비할지 모른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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