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신한은행 채용비리 없다더니…돌연 "현장검사"한다는 금감원

김 원장, 임원회의서 직접 지시

거취논란 이슈 물타기 분석 제기

금융권 "검사 받다 1년 다 갈 판"

금감원이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채용비리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10일 밝힌 가운데 서울 중구의 신한은행 본사 건물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금감원이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채용비리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10일 밝힌 가운데 서울 중구의 신한은행 본사 건물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임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검사에 착수하기로 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휘말린 김기식 금감원장이 이슈를 돌리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10일 금감원은 오는 12일부터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신한캐피탈을 대상으로 특혜채용 의혹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검사 대상은 의혹이 제기된 지난 1992년부터 25년간의 전 채용과정으로 신한은행은 7영업일,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은 5영업일의 검사기한을 설정하고 필요하면 연장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 채용의 적정성과 금감원 채용비리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한금융 관련 제보 건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올해 초 신한은행에 대해 채용비리 검사에 착수해 2015~2017년 채용과정을 다 들여다봤지만 비리를 적발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실제 금감원은 전날까지 “추가로 신한은행에 점검을 나갈 계획은 없다”며 “점수 조작이나 VIP 리스트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원장이 임원회의에서 직접 지시하면서 금감원의 현장조사가 즉석에서 결정됐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전 검사에 대한 불신이냐며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채용비리 검사 때 이미 다 훑고 나서 이상이 없다고 결론 내린 사안인데 다시 검사하라는 것은 앞선 검사를 날림으로 했다는 것이냐는 얘기다. 금융권 역시 임원 자녀가 뽑혔다고 무조건 채용비리라고는 볼 수 없는데도 금감원이 의혹 제기를 이유로 다시 현장검사를 실시하는 데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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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외유성 출장 논란 등으로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검찰 고발까지 당한 상황에서 김 원장이 감독기능 강화를 통해 이슈를 돌리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됐으니 그냥 넘어가기 힘든 측면도 있겠지만 워낙 오래전 일인데다 관련 자료도 없을 것이어서 얼마나 이슈를 만들지 의문”이라며 “코너에 몰린 김 원장이 다양한 이슈를 이끌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측에서는 1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채용비리 검사를 받는 데 대해 채용비리 검사만 받다가 한 해를 보내겠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더구나 인사부 인사자료 파기 건에 대해 “부정한 것에 대한 파기가 아니라 탈락자 인사정보를 파기한 것으로 (탈락자) 인사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이게 더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차라리 잘됐다. 완벽하게 검사를 받아서 다시는 채용비리 이슈가 불거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차남,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의 아들,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아들,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의 딸,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의 아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딸,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아들 등 신한금융 전·현직 임원 20여명의 자녀가 현재 신한금융 계열사에서 근무 중이거나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이들이 가점을 받거나 특혜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정당한 절차에 따라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황정원·서일범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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