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유커가 돌아왔다]관광업계 '한중 해빙무드' 타고 다시 기지개 켜나

■돌아온 유커

정상회담 후 한반도 정세 안정땐

'한국행 단체관광' 재개 가능성

업계선 "실적회복 시간 걸릴 것"




한국을 찾은 월별 중국인 관광객이 1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기진맥진한 국내 관광 업계가 ‘한중 해빙 무드’를 타고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광 업계의 실적 회복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믿어달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사드 보복 해제를 약속하지 않았느냐”면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면 국내 관광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도 유커의 귀환을 낙관하는 편이다. 공사 관계자는 “중국의 한한령 이후 줄줄이 폐업했던 중국 전담 여행사들이 ‘유커 모객’에 팔을 걷고 나서면 관광 업계가 다시 봄을 맞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정부의 낙관론은 지난 3월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 위원의 사드 보복 해제를 시사하는 발언에 근거한다. 양 위원은 당시 중국인의 단체관광 정상화와 관련해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중국이 약속대로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를 전면 해제할 경우 이르면 올여름에는 서울과 부산·제주 등 대한민국 곳곳의 여행 명소를 누비는 유커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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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내 여행사들은 유커의 귀환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보복 해제 등과 관련해 뚜렷이 감지되는 분위기는 없다”며 “방한 중국인이 2016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문체부는 실적 회복의 속도와 상관없이 앞으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상품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발생 가능한 여러 돌발변수에 대비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11일 학계와 업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중국 전담 여행사 품질관리위원회’를 열어 여행사 퇴출요건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관광객 무단이탈 등 관리 소홀 문제가 발생하면 전담 여행사 지정을 해제하는 지침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이후 현지 여행사들의 단체관광상품 판매를 봉쇄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서만 한한령을 해제하는 ‘뒤끝’을 보였다. 중국인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약한 구조 탓에 사드 보복이 시작되자마자 국내 관광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333만명으로 전년보다 22.7%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은 약 806만명에서 약 416만으로 48.3%나 쪼그라들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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