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이슈

[수요미식회] ‘자기계발’이 괴로운 ‘자기괴발’이 되지 않으려면…

수요미식회(美識會)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美) 지식(識)은 자신을 드러내는 글 속에 있다’


이를 깨달은 작가들이 들려주는 솔직한 생각과 인생 이야기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목적 없는 공부는 기억에 해가 될 뿐이며, 머리 속에 들어온 어떤 것도 간직하지 못한다”며 공부의 목적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부의 목적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거나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연간 18조원 규모(2015년)이며,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평균 월 26만원 수준이다. 대학에 가도 마찬가지다. 1년간 미국 어학연수 비용은 연간 3,000~4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비용은 차이가 크기만 수억 원 수준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이렇게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스펙을 쌓아도 입사 후에는 의미가 없어진다. 회사에서는 업무 능력이 스펙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화려한 스펙은 점차 빛을 잃게 된다. 스펙을 쌓기 위한 공부의 목적의식도 약해지고 승진을 위한 포인트를 쌓기 위한 최소한의 공부만 하게 된다. 공부와 아예 담을 쌓은 30, 40대 직장인도 많다.

우리는 학교에서 많은 공부를 한다. 살면서 도움이 되는 공부도 있고, 아닌 공부도 있다. 만약 사막에 떨어져서 물 한통만 주고 집을 찾아가라고 하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까? 일단 내 물이 현재 몇 리터이고 하루에 얼만큼 마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해야 한다. 그리고 사막에서 먹어야 될 음식거리, 스마트폰 없이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가는 방법과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할 수 이는 외국어 능력이 있어야 한다.

평소 외국인과 교류할 일이 없다면 영어를 쓸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점수를 취득하기 위한 공부로 전락한다. 우리는 학창시절 원어민보다 더 많은 양의 단어를 외운다. ‘VOCA 3000’, ‘VOCA 10000’에 나오는 단어를 모두 외우면 내 자신의 영어 실력도 부쩍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학에 입학하거나 취업이나 승진을 위해서 객관적인 지표가 되는 점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부의 목적이 자기계발이 아니라 입시나 승진 등이라면 그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어학만이 아니다. 각종 자격증, 석사, 박사 학위 등 스펙을 쌓기 위한 자기계발은 오히려 독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자기계발을 하고 나면 공부에 대한 흥미는 당연히 시들 수 밖에 없다. 우스갯소리로 어릴 적 피아노, 태권도, 외국어를 능숙하게 배워도 직장인이 되면 피아노, 태권도, 외국어를 배운 적 있는 평범한 회사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취미를 갖기 위해서 자기계발을 하는 것은 좋지만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서 또는 자신의 이력서를 꾸미기 위한 자기계발은 나중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볼 때다. 살면서 흥미를 느끼거나 하고 싶었던 공부를 찾아보자. 어떤 분야도 상관없다.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그냥 시청하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드라마에 대한 나만의 평을 써서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남겨보자. 꾸준히 글을 올리다 보면 드라마에 관련된 배경, 감독, 작가, 배우에 대해 즐겁게 공부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 내가 느낀 생생한 감동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필자의 블로그 이웃 중 일본 드라마 전문가 있다. 그 분이 일본 드라마에 대한 글을 올리면 많은 일드 팬들이 글을 읽고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중요한 가이드로 삼는다. 물론 그 분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일본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다. 이분처럼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전문가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남들에게도 나의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진정한 자기계발 공부는 괴롭지 않고 행복해야 한다. 외국어 공부를 해도 점수를 올리기 위한 목적보다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어학능력뿐만 아니라 사고방식과 인간관계도 더욱 넓힐 수 있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건전한 방식으로 풀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매진하다 보면 당연히 전문가가 된다. 이것을 자신만의 금전적인 파이프라인으로 키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제 힘들고 괴로운 ‘자기괴발’을 멈추고 내가 원하는 ‘자기계발’을 할 때다.

글= 책쓰기로 인생을 바꾸는 사람들(책인사), 작가 조형권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