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코스닥상장사 대표 "근로시간 단축 개선을" 청와대에 실명 호소

기중현 연우 대표, 지난 9일 청와대 청원글 게시

"주52시간 적용으로 일자리 없어지고 경쟁력 상실

3교대로 바꾸면 직원 월급 43% 감소로 이직 우려

시행 2년간 연기하고 탄력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




“사출·압출 업종은 급작스럽게 주 52시간근로 적용되면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국가경쟁력이 상실되므로 개선,보완되어야 합니다.”(기중현 연우 대표의 청와대 청원 중에서)

코스닥 상장사인 연우의 기중현(60·사진) 대표는 지난 9일 실명으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노동시간 단축 개선방안을 촉구하는 청원을 넣었다. 경제단체에서 보직을 맡지 않고 있는 일반 중소기업인이 정부 정책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럼에도 기 대표가 청와대 청원을 자처한 것은 회사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연우는 로레알, 랑콤, 아모레퍼시픽 등에 용기를 납품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가 넘는 히든챔피언 기업인 이 회사는 약 2,500억 매출중 약 45%를 수출하고 있다.

관련기사



오는 7월1일이면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는데, 1,550명의 직원이 60시간 2교대로 납기를 맞추고 있는 연우로서는 3교대로 근무체제를 바꿔야 한다. 문제는 이럴 경우 급여가 줄어든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기 대표는 청원문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하기 위하여 2조 2교대를 3조3교대로 전환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근로자들은 소득이 줄어 타업종으로 대량이직이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하게 되면 3조3교대로 전환되고 주당 40시간 근무로 줄게 되어 사원들의 주당 실질임금은 43% 감소되고 다른 업종으로 이동이 예상된다”며 “그 경우 사출업체는 납기지연으로 국내외 고객사로부터 패널티와 아울러 향후 수주조차 불투명해진다”고 어려움을 피력했다.

그는 또 “수백 대의 사출기를 가동하는 당사와 관련 협력업체는 현재 약 800명을 1,200명으로 늘린다 해도 일자리 희망자를 구하기 어렵다”며 비단 연우만이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기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 2년간 연기 △중견기업일지라도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가 △근로자가 2/3이상 동의하면 추가 8시간 한도 내 탄력 근무 △사출·압출업종 적용예외 지정 등을 촉구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이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