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사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음료수병을 던지고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이후 한진그룹이 또다시 구설수에 휘말렸다.
12일 광고 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A업체와의 회의 자리에서 광고팀장인 직원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팀장이 대한항공의 영국 편 광고 캠페인과 관련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 하자 격노해 얼굴에 물을 뿌리고 회의장에서 쫓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피해 사실은 A업체 익명게시판에 잠시 게재돼 알려졌으며 관련 글은 곧바로 삭제됐다고 광고 업계는 전했다. 당시 게시판에는 “(조 전무가) 1차로 음료수가 들어있는 병을 던졌는데 안 깨졌다. 그러자 분이 안 풀려 물을 뿌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의혹이 광고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자 이날 조 전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될 행동으로 더 할 말이 없습니다.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사 직원분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는 했습니다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라고 사과의 글을 올리며 사태 확산의 불 끄기에 나섰다. 그는 이어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면 안 됐는데 제가 제 감정을 관리 못한 것은 큰 잘못”이라며 실제 물을 뿌린 사실을 시인했다.
A업체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대한항공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광고업 특성상 광고주 관련 비즈니스 얘기는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밝혔다.
조 전무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05년 LG애드(현 HS애드)에 입사해 2년간 근무한 경험도 있다. 이후 2007년 대한항공으로 옮겨 광고선전부 과장,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IMC 팀장으로 일했으며 2013년 상무, 2014년 전무로 승진했다. 2016년에는 진에어 부사장과 한진관광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지난해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심희정·최성욱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