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고광본의 테크인] 김형주 "해외서 암호화폐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할 것"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우즈베크서 스마트팜 등 논의

이란도 석화 기술접목에 관심

한국선 암호화폐 ICO도 못해

아직 맹아기일 때 기회 잡아야

정부, 열린 마음으로 접근을"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에서 농·축산물 상품이력제를 추진한다든지 암호화폐 기반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김형주(55·사진)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최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산업이나 의료·유통·행정 등 블록체인이 메가트렌드로 뜨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기반이 되는 암호화폐 코인공개(ICO)를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7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낸 김 이사장은 지난해 8월 협회를 결성하기 전부터 블록체인 전도사를 자임해왔다. 이 협회는 블록체인 개발사들 외에도 삼성전자·한전·우리은행 등 기관·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해 암호화폐 거래소 중심의 한국블록체인협회(회장 진대제)와 차별화된다.

“블록체인으로 유기농 농산물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이력을 관리하면 사회적 신뢰가 구축되지요. 최근 우즈베키스탄 농협회장이나 의원 등을 만나고 왔는데 중앙아시아에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 농산물 경매나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 물류센터 건설, 태양광, 스마트팜 등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는 올 들어 우즈베키스탄을 두 차례 방문한 데 이어 다음달에도 현지 고위급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한국의 벤처 등 경제와 교육 등을 배워야 한다”는 친한파로 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발행해 블록체인 산업에 불을 댕기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이란도 방문하고 온 김 이사장은 현지에서 관광·석유화학과 관련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협력을 요청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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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후 일본 출장을 떠난 그는 “일본은 2년 뒤 도쿄하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암호화폐를 쓸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판단, 관련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일본은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2만6,000여곳이나 되는데 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 세제와 거래소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는 다음달에는 중국도 방문해 한중일 블록체인협의회 결성을 추진할 예정으로 앞으로 글로벌 블록체인협의회도 주도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블록체인 전문가 양성을 위해 미국 드레이퍼대나 싱가포르 등 각국과 협력하고 무역협회나 생산성본부 등과도 손을 맞잡기로 했다. “블록체인은 아직 각국마다 ‘도토리 키재기식’이라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잘 깔려 있는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티켓을 발매할 때 암호화폐로도 할 수 있도록 제안하기도 했다”며 “올림픽은 물론 공연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암표를 없앨 수도 있고 음원 무단 사용 등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ICO를 하려면 현재는 해외에서 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스위스에서 ICO를 하면 모집액의 17%를 세금으로 내야 할 정도로 부담이 만만치 않아 국부가 유출되는 셈”이라며 “스타트업이 국내에서 기업공개(IPO)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게 정부가 길을 터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5월2일 국회에서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블록체인기본법’ 토론회도 열 계획인 그는 “당국이 찬물만 끼얹지 말고 자금세탁 방지 등을 전제로 거래소 기준이나 세제 등의 기준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암호화폐 쪽에 다단계나 사기꾼이 판치기도 하지만 20여년 전 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할 때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각 부처별로 블록체인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 각자 투명성과 효율성, 정책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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