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술은 잡았는데 시장 놓쳐" 결국 못 이룬 '올리타의 꿈'

한미약품 '폐암신약' 개발 중단

한미약품(128940)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며 개발해온 표적 항암신약 ‘올리타’의 개발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최소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해내리라는 기대를 모았던 신약개발의 꿈이 일단 무산됐다. 글로벌 대형제약사들이 주름잡고 있는 상황에서 ‘0.01%’의 대박을 노리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도전이 결코 만만찮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올리타의 개발 및 판매를 중단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하고 구체적인 절차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한미약품과 식약처는 현재 올리타를 복용 중인 환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안전조치 등의 보호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을 중단한 이유로 ‘혁신 신약으로서의 경쟁력 상실’을 들었다. 경쟁제품이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이미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말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올리타의 수익창출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올리타의 기술을 이전받았던 다국적제약사들과 계약이 해지된 것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 측은 “지난 2016년 9월 베링거잉겔하임으로부터 올리타의 권리를 반환받아 글로벌 개발 속도가 늦어졌고 최근 중국 지역 파트너사였던 자이랩도 권리를 반환하며 중국에서의 시장성도 불투명해졌다”며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는데 개발을 완료한다고 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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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미약품의 ‘뼈아픈 결단’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신약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는 “다국적 제약사에서도 시장 추세나 규제 흐름 등으로 볼 때 특정 신약 개발을 중단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며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성공도 실패도 모두 밑거름이 되는 만큼 성숙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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