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심재성 J&P인터내셔널 대표 “실패후 ‘진바닥’ 겪고서야 인생재기 용기 얻어”

500만원 대출로 화장품유통사업 재창업, 중국등에 수출

이제는 중견기업 도약 꿈 “기회는 꿈꾸는 자에게 찾아와”

/사진제공=서울산업진흥원 창업매거진/사진제공=서울산업진흥원 창업매거진



사업 실패직후 바로 바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그 바닥의 고통이 수년에 걸쳐 점점 깊고 강해진다는 사실을 안다. 심재성(44·사진) J&P인터내셔널 대표도 ‘진짜 바닥’의 고통을 견뎌내고서야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었다. 재도전한 창업이 7년차를 맞은 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작은 기업이지만 올해를 중견기업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한해로 만들고 싶다”며 “기회는 꿈꾸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2013년 단돈 500만원으로 화장품회사 J&P인터내셔널을 세웠다. 자본금 500만원도 은행 빚이었을 만큼 재정 절벽상태였다. 2000년 중반 벌려놓은 사업 탓이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업후 뒤늦게 뛰어든 화장품 무역업과 라이브카페 사업이 2년 반 동안 적자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창업 6년만에 사업을 접고 말았다. 번 돈 다 까먹고 은행 빚만 3억원이 넘었다. “고통은 정작 실패후 한참 후에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빚을 언제나 갚을지 막막하고 종종 이렇게 살아 뭐하냐는 ‘나쁜 생각’도 들었지요. 그렇게 2년 넘게 인생의 진짜 바닥을 체감하고 나니 힘들거나 두려울 게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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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재도전후 홍콩의 화장품유통기업 등에서 선수금을 받아 제품을 생산·수출하는 등 악전고투하며 사업을 꾸려갔다. 카드론 500만원을 대출받아 서울 서초동 3평짜리 반지하 사무실을 얻는 것도 이 무렵이다. 여직원 한명과 책상 2개 놓으면 빈공간이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 심 대표는 당시 서울시 창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문정동에 임대해준 사무실로 옮기고 자금과 유통채널 등을 지원받았다. 심 대표는 “이 기간 지원대상 1,000개 기업중 J&P인터내셔널이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며 “2013년 창업후 2년동안 단 7일을 쉬었을 만큼 죽을 힘을 다했던 때”라고 말했다.

기초화장품, 마스크팩을 주로 중국·홍콩등에 수출하는 J&P인터내셔널은 2016년 매출 100억원을 넘었다. 브랜드 ‘마리앤유’도 국내외시장에 선보였다. 그는 “과거 실패 원인을 돌이켜보면 큰 그림 없이 재무·회계 등 기업관리에 소홀했던 탓이 크다”라며 “창업은 자금,사람, 타이밍처럼 모든 요소가 제대로 맞아야 하는 만큼 부족한 것을 스스로 찾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적인 창업지원프로그램이 창업자수나 스타기업 배출에 초점이 맞춰 있다 보니 대다수 창업자들이 사후 관리에 소홀하고 결국 폐업의 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청년들의 준비 안된 창업에 반대한다는 그는 “취업했다면 여러 부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창업의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청년들이 경쟁이 심한 국내보다 수출로 눈을 돌리면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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