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사람을 살피는 언택트

어원경 (사)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부회장




‘직원없는 편의점’인 아마존고 열풍이 거세다. 업계 전반에 걸쳐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IT와 유통의 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롯데 역시 생체 인증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4차 혁명이 진행중이다.

아마존은 유통 영역 뿐 아니라 ‘비대면’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상징한다. ‘그냥 걸어 나가세요(Just Walk-out)’가 슬로건인 아마존고는 모든 고객 접점에서 판매자와 소비자의 만남 자체를 없앴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지점이다. 최근 이처럼 일부러 고객을 외면하는 ‘언택트(untact)’가 유행하고 있는데, 과잉 연결시대로 인한 사람들의 피로감을 덜어준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간 소외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사람이 기술에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 그 현존하는 위협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잠시 한 기업의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볼까 한다. 국내 직접판매 1위 한국암웨이 얘기다.


직접판매, 즉 다단계 사업은 사람이 근간이다. 한국암웨이도 인적판매를 기반으로 매출 1조 기업으로 성장했다. 언택트와는 거리가 멀 것 같지만 실제로는 IT 융합 서비스를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직접 판매 업계 최초로 AI로봇을 도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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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웨이가 언택트를 해석하는 방향성을 살펴 보면 앞선 질문에 대한 답이 보인다. 바로 고객 경험의 향상이다. 아마존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른 매장처럼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을 느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객들은 기꺼이 개인 데이터를 내어준다.

암웨이 또한 인적 판매라는 핵심은 유지하면서 소비자와 사업자들의 편의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로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향상된 서비스는 결국 고객의 반응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로 인한 수익은 분석 및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는 인력 강화에 투자할 수 있다.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언택트’라는 신조어를 발표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는 “비대면 접촉도 궁극적으로는 인간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언택트가 자리를 잡고 비대면의 시대가 깊어갈수록 고객 경험 강화는 차별화된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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