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소유집중기업'일수록 중장기 성장성 더 높았다

[지배구조 개혁 무엇인가]

"변혁기일수록 긴 안목 필요"

국내 기업이 밀집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전경. /권욱기자국내 기업이 밀집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전경. /권욱기자



문재인 정부가 오너 경영의 폐단에 집중하며 순환출자 해소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오너 기업의 경영성과가 더 낫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배구조 문제를 일률적 잣대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015년 발표한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OECD는 소유집중기업의 비중이 높은 국가, 중간 국가, 낮은 국가로 나눠 성과를 비교했다. 소유집중기업은 소유한 지분보다 더 많은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권강화수단(CEM)을 보유했거나 가족경영 등을 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결과는 국내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전체 국가의 시가총액을 100%로 할 때 소유집중기업 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시가총액은 1998~2002년 20% 수준에서 2008~2012년 37%로 두 배가량 늘었다. 반면 소유집중기업 비중이 낮은 국가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58.88%에서 44.13%로 낮아졌다. 기관투자가들의 영향을 덜 받는 가족기업 등이 지배권을 유지해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1년 독일을 중심으로 ‘인더스트리 4.0’ 등 4차 산업혁명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안정화해 긴 안목으로 투자하는 성향을 보였다는 점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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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변혁기에는 장기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오너 기업이 강점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인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수다. 전문경영인의 근시안적인 단기성과 집착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 법정관리로 들어간 미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기업의 지배구조는 각 나라의 경제성장 역사와 산업에 따라 제각각”이라며 “제조업을 근간으로 한 한국 경제는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긴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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