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맞은편에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라는 간판을 내건 고풍스러운 건물이 하나 있다. 지금으로부터 90년 전인 1928년에 세워진 것을 믿기 힘들 정도다. 한국전력공사의 전신인 경성전기가 사옥으로 지은 것이다. 앞서 일본에서 관동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것을 교훈 삼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내화·내진 설계가 됐다고 한다. 전기회사답게 두 대의 엘리베이터 설비도 있었다. 건축 당시에는 5층이었는데 지난 1965년 2층을 증축했다. 국내 최초의 전기회사는 1898년 미국인이 세운 한성전기였고 이것이 후에 한미전기로 바뀌었다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일본인이 인수하면서 경성전기로 다시 개칭했다. 1961년 한국전력주식회사(지금의 한국전력공사)에 흡수 통합됐다. ‘남대문로 한국전력사옥’이라는 명칭으로 등록문화재 1호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