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 절반 이상이 부실·영세기업이라는 얘기다. 현재 공제 가입 업체가 2만6,000여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지원을 받는 부실·영세기업은 1만 곳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준으로만 계산해도 정부 지원금은 연간 약 4,000억원, 3년간 1조2,100 억원이 넘는다. 문제는 이렇게 재정을 퍼붓는다고 해서 부실·영세기업에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공제 가입요건이 너무 허술한 탓이 크다. 고용부 시행지침에 따르면 피보험자 수 5인 이상 중소기업이면 재무상태와 상관없이 공제에 가입할 수 있다. 재무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자본잠식 상태라도 아무 제약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재무상태가 어떤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격이다. 더욱이 가입 이후 청년 한 명을 신규 고용하면 최대 연 3,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나 다름없다.
채움공제가 일자리보다는 복지정책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공제사업 규모 확대 등을 위한 추경 편성을 밀어붙이고 있다. 기존 가입 기업들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선심성 지원책만 내놓는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채움공제같이 효과가 의문시되는 정책은 재검토가 바람직하다. 일자리지원책이 고용을 창출하기보다 정부에 의존하는 기업만 양산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