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건강 에세이] '비만대사수술'의 진료지침

박도중 분당서울대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장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진료지침위원장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지난달 17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비만대사수술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비만 환자의 비수술적 치료, 비만대사수술의 종류와 적응증(대상), 병적 비만 환자의 영양·정신건강 관리, 수술 후 운동치료, 소아·청소년 비만의 수술적 접근 등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비만은 지방의 과잉을 의미하며 체지방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체지방 측정을 위해 고가의 CT 촬영을 일상적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성인의 경우 연령·남녀 구분 없이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로 비만 여부를 평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인·흑인·히스패닉의 경우 BMI가 25(키 170㎝·72.3㎏) 이상이면 과체중, 30(키 170㎝·87㎏)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이와 달리 아시아계는 BMI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 또는 병적 비만으로 구분한다. 소아·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연령별·성별 BMI가 상위 85~94%면 과체중, 95~98%면 비만, 99%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정의한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등 대사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유방암·대장암·간암·담도암·위암·췌장암·신장암·자궁내막암·전립샘암 등의 위험 증가와 관계가 있다.


비만을 치료하려면 우선 적절한 체중감량을 위해 총 열량 섭취를 줄이고 운동요법을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식사·운동요법에 실패했을 때 또는 보조적인 치료방법으로 고려한다. 그래도 안 되면 장의 해부학적 구조를 변형시켜 음식물 섭취·흡수를 제한하는 비만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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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서양인의 병적 비만수술 대상은 ‘BMI 40(키 170㎝·116㎏) 이상이거나 BMI 35(키 170㎝·101㎏)~39이면서 심장질환·당뇨병·고지혈증·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동반 질환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경우’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난 1991년 제안한 기준이다. 아시아인의 병적 비만수술 대상은 2011년 세계비만대사수술연맹 아시아·태평양지부에서 제시한 ‘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경우’다. 동양인은 같은 체중의 서양인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률이 높으며 복부비만이 많아 상대적으로 낮은 BMI에서도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아 서양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비만수술은 유효한 체중 감소 및 유지, 동반 질환의 개선을 통해 삶의 질과 장기 생존율 향상을 추구한다. 현재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표준 수술방법으로는 위소매절제술, 루와이 위우회술, 조절형 위밴드술 및 담췌우회술이 있다. 수술 전후 다학제적 진료를 시행함으로써 치료 효과 및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진료지침은 ‘비만대사수술 인증 의료기관’의 인증 의사로부터 비만수술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또한 BMI 30~34이면서 내과적 치료로 혈당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대사수술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차 수술 후 적절한 체중감량에 실패하거나 체중 재증가가 있을 경우, 그리고 수술 관련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교정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 뒤에는 영양 지원, 운동치료, 정신건강학적 관리 등이 필요하다. 이번 진료지침이 비만대사수술센터 의료인들에게 양질의 표준화된 치료를 위한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환자들에게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해 비만대사수술의 안정적·발전적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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