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단체가 인천시 서구 가좌동 통일공단 한 화학물질 처리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를 ‘화학사고’로 규정하고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인천시와 환경부 등 관계 당국에 화학 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화학물질 처리공장 화재사고에 대한 관계 당국의 대응은 화재 중심이었을 뿐 화학물질에 대한 대응은 부족했다”며 “인근 지역 주민들을 조사한 결과 매스꺼움 등 8건의 피해와 마스크 지급 등 3건의 현장조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화재현장 연기에 지속해서 노출된 공장들이 10여 곳이나 있었지만, 화학 피해 주위를 받지 못했다”며 “일부 근로자들은 마스크 없이 작업했으며 현장 주변 차량 수십 대에는 기름띠 같은 얼룩이 묻어나기도 했다”며 화학 피해 대응의 허점을 꼬집었다.
두 단체는 ‘화학물질이 사람이나 환경에 유출·누출되어 발생하는 일체의 상황’을 화학 사고로 규정하는 ‘화학물질 관리법’을 근거로 통일공단 화재사고를 ‘화학사고’로 규정했다.
더불어 화재사고가 난 서구와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에 화학 사고에 대비한 조례나 대비책이 없는 점을 들어 종합적인 화학사고 대응 체계 마련을 강조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이번 화재사고로 인천시와 각 기초단체가 화학 사고에 대한 대응이 부실하다는 게 드러났다”며 “화학사고 피해접수센터를 운영하는 등 대책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환경부에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통일공단의 한 화학물질 처리공장에서 발생한 불은 연면적 285.55㎡ 규모의 화학물질 처리공장 2곳을 비롯해 인근 도금공장 등 통일공단 내 8개 업체 공장 9곳을 태웠다. 전체 피해 면적은 3천100㎡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발생한 재산 피해액을 약 23억원으로 추정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