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요양원에서 인질극이 벌어졌다. 당시 건물 안에는 노인과 직원 10여명이 머물고 있어 하마터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6일 흉기로 사회복지사 2명을 감금해 위협한 노숙인 신모(62)씨를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마포구 공덕동의 한 요양원 건물 7층에 침입해 출입문을 잠그고 사회복지사 등 직원들을 흉기로 위협했다.
신씨는 요양원 건물로 진입해 직원들에게 “떡을 먹으며 유인물을 봐달라”고 요구했고 직원들이 나가줄 것을 요구하자 돌연 출입문을 잠그고 흉기를 꺼내 들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직원들은 사무실 문을 걸어잠그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3시간 가량 대치를 벌이다 건물 내부로 진입해 신씨를 강제 진압했다.
당시 바로 아래층에는 요양원에 입원한 노인과 요양보호사 등 10여명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씨는 인질극을 벌인 동기에 대해 기자들에게 “국민들을 위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신씨가 소지하고 있던 A4 용지 6장 분량의 유인물에는 ‘노숙자 처우 개선’과 함께 고위 관료, 정치인과 면담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주 송모씨는 “(신씨가)5년 전에도 지라시를 만들어 같은 건물 2층 고시원에 뿌리며 난동을 피워 경찰에 신고한 적 있다”며 “과거 신씨가 건물 내 고시원에 살았지만 요양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질 관련 혐의는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어 일단 감금 혐의를 적용해 신씨를 구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