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이 임명된 지 불과 이틀 만인 15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펜스 부통령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공식 지명된 지 불과 이틀 만에 물러났다”면서 “이틀 만의 사임은 직원 교체 및 내부 알력이 심한 백악관에서도 최단기 임기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사임한 보좌관은 존 러너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로 펜스 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물로 알려졌다.
러너 보좌관이 사임할 당시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미주정상회의(SOA) 참석차 페루에 머물고 있었다.
러너 보좌관은 유엔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러너 보좌관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공화당 내 반트럼프 진영이 벌인 ‘네버 트럼프(Never Trump)’ 캠페인의 주역으로 펜스 부통령의 러너 임명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이 몹시 화를 내며 직접 해임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인사와 관련해 펜스 부통령에게 재량권을 줘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물의 해임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러너 보좌관이 반트럼프 진영에 있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러너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자 백악관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임을 결심했으며 펜스 부통령도 페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후 러너 보좌관 사임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결정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백악관 인사에 국정운영 능력보다 개인의 충성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또다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취임 이후 백악관 안보 진용에서는 고위참모 3명이 줄줄이 나가는 등 트럼프와 색깔이 맞지 않는 참모들의 사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