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분기 주식형 펀드 중 ‘중소형주식 펀드’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주들이 외부변수에 취약한 가운데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조정장에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변동성에 피로감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으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 1·4분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0.9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소유형 기준으로 거의 모든 주식형 펀드들이 전월 대비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중소형주식 펀드는 1.07% 수익률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좋은 성과를 냈다.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가 각각 1.04%, 10.68% 상승하며 -2.31% 하락한 대형주 대비 강세를 나타냈고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 또한 9.10% 상승하며 중소형 주식펀드의 성과 상승을 이끌었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Value)본부 본부장은 “최근 주가 하락세를 보인 종목들이 주로 개별 종목의 이슈가 아닌 글로벌 또는 정치적 이슈가 많았다”면서 “이런 부분에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고 진단했다.
이 기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상품은 5.02% 수익률을 기록한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목표전환(주식)A’다. 이 상품은 업황 변화 또는 기업의 기초체력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고 시장 트렌드 등을 고려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소형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도 눈에 띈다. 이 상품은 지난 3월 말 기준 펀드 내 편입비율이 가장 높은 컴투스(10.14%), 휠라코리아(8.63%)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37.18%, 32.97%를 기록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4.64% 수익률을 보였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 상무는 “중소형주는 장기투자를 통해 현재 시가총액이 낮더라도 향후 더 큰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을 고수하면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최 상무는 “기업 본질가치에 기반을 두고 비싸지 않은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적 위주의 장세로 바뀌는 시점에서 중소형주 펀드는 또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본부장 역시 “투자의 시계열을 좀 더 장기적으로 놓고 보면 좋은 기업의 주가가 결국 우상향하게 돼 있다”며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투자를 지양하고 기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소형주 펀드 인기가 사그라들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주 펀드 중에서도 유망 섹터나 종목 비중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수익률이 갈릴 것”이라면서도 “변동성 높은 시장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데다 시장의 관심이 최근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로 쏠리고 있어 중소형주 펀드의 인기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