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국내서도 '할랄 라면' 바람 분다

무슬림 수요 늘고 건강식품 인식

신세계푸드, 말레이서 할랄인증

'대박라면' 역수입해 연내 판매

농심·삼양도 국내 출시 저울질

할랄시장 공략 경쟁 치열해질듯




동남아 무슬림 시장을 노리는 국내 식품업체들의 ‘할랄(Halal) 라면’ 개발 경쟁이 조만간 국내로도 불붙을 전망이다. 신세계푸드(031440)가 해외 현지에서 선보인 할랄 라면인 ‘대박 라면’ 2종을 올해 안에 이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할랄 라면을 이미 개발한 농심(004370), 풀무원(017810), 삼양식품 등 타 식품 업체는 아직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일부 업체는 국내 출시 가능한 할랄 인증을 받은 상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식품기업 ‘마미 더블 데커’와 설립한 합작법인 ‘신세계 마미’를 통해 만든 첫 제품 ‘대박라면’ 김치맛·양념치킨맛 등 2종에 대해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자킴·JAKIM)의 할랄 인증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제품은 해외 할랄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았지만 해외에서 생산 후 국내에 수입돼 올해 안에 대형 마트에서 판매 될 계획이다. 식품업체가 할랄 라면을 국내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3대 할랄 인증 기관으로는 자킴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무이(MUI)’, 싱가포르 ‘무이스(MUIS)’가 있다. 이들 모두 해외 기관의 인증인 만큼 해당 인증 마크를 달고 국내 대형 마트에 출시하는 것은 어렵다. 국내 유일의 할랄 식품 인증 기관인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인증받은 제품은 국내 출시가 가능하다. 대박 라면의 경우 자킴 인증을 받았지만 해외 현지 생산 뒤 국내 수입되는 형태라 국내 유통채널을 통해 출시가 가능하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한국 내 거주하는 무슬림 뿐 아니라 비 무슬림들 또한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 ‘건강 식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할랄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 착안해 국내 출시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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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거주 무슬림 인구는 1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인 무슬림은 3만 5,000여 명에 이른다. 국내 방문 무슬림 관광객도 매년 늘어 지난해 100만 명을 훌쩍 넘기며 2012년 52만 명 보다 두 배로 늘었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서도 무슬림들의 한국 라면 사랑은 대단하다. 말레이시아 전체 라면 시장은 2,000억 규모인데 그중 10%가 한국 라면일 정도로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5년 내 신세계 마미의 별도 라면 공장을 설립하는 중장기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식품업체의 할랄 라면 개발 경쟁은 이미 역사가 오래됐다.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농심이 2011년 신라면을 시작으로 순라면, 김치라면, 감자라면 등 15종의 할랄인증을 획득했다. 풀무원도 2013년 할랄 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할랄 인증을 획득해 지난해 해외 매출만 1,750억 원을 기록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무슬림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각 업체마다 할랄푸드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이 한창이다”며 “2021년 2조 달러 규모, 글로벌 식품시장의 20%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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