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 사이로 걸어 내려오는 김 위원장을 직접 맞이해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에서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할지 관심이 모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 교수는 “군사분계선 위에서 남북 정상이 악수를 하게 된다면 이는 단순히 사진 한 장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대화와 평화, 협력의 방향으로 전환하는 세계사적 모습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의) 실무회담 성격이 강하지만 저런 장면은 의전 차원에서 마련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진행 방식으로는 오찬을 전후해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오전에 단독정상회담을 한 뒤 오후에 확대정상회담을 여는 방식이다. 확대정상회담에는 우리 측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이 배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 이후에는 두 정상이 합의된 내용을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는 합의문에 서명한 뒤 각자가 발표했지만 외교 관례상 정상회담 후에는 양 정상이 공동회견을 여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대화국면에서 ‘정상국가’의 면모를 과시해 온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이 같은 파격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동행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김 위원장은 베이징을 방문할 때도 리설주와 동행하는 등 배우자의 존재를 부각하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별도로 남북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회동’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