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남북정상회담 D-10]남북정상 기다리는 판문점

분단의 상징에서 남북 정상 처음 만나

장소는 남측 회담 시설 '평화의 집'

김정은 위원장 방남 장면에 관심 커

지난 2000년과 2007년 열렸던 1·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은 두 차례 모두 평양에서 만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의선 육로로 방북했다. 하지만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평양도, 서울도 아닌 판문점에서 단 하루 열린다. 남북 정상은 냉전과 분단의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판문점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한다. 무엇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측 최고지도자 중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게 된다. 남북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전세계 카메라가 판문점으로 향하는 이유다.

군사분계선 확정 후 1953년 10월 판문점/사진제공=통일부군사분계선 확정 후 1953년 10월 판문점/사진제공=통일부



널문리 주막의 한자 표기 ‘판문점’


6·25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최초의 예비회담은 1951년 7월 8일 개성 북쪽 고려동에서 열렸다. 이후 제1차 휴전회담이 같은 곳에 위치한 내봉장(來鳳莊)에서 20여 회 개최됐다. 하지만 휴전협상이 집행 되는 과정에서 회담 장소 주변에서 북한군의 무력 시위가 잇따르자 국제연합군 측이 회담장소를 옮길 것을 북측에 제의했다. 이 과정에서 북측이 새로 물색해 제안한 장소가 널문리 주막마을이었다. 당시 행정구역으로 따지면 경기도 장단군 진서면 선적리와 개풍군 봉동면 발송리 사이에 해당한다. 서울에서 직선거리 52km, 평양에서 147km, 개성공단 8km 떨어진 지점이다. 북측의 제안을 국제연합군이 받아들이면서 같은 해 10월 22일 널문리 주막마을에 천막에 등장했다. 판문점이란 명칭은 중국 측이 널문리 주막 마을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생겨났다.

판문점 평화의집/사진제공=통일부판문점 평화의집/사진제공=통일부


회담시설…남측엔 평화의 집, 북측엔 통일각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곳은 판문점 내에서도 평화의 집이다. 평화의집은 남측지역 회담 시설로, 1989년 12월 준공됐다. 공동경비구역에서 남서쪽으로 130m 정도 떨어져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난 2017년 4월 리모델링 됐고, 현재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또 한번 새단장이 한창이다.

통일각/사진제공=통일부통일각/사진제공=통일부


남측에 평화의집이 있다면 북측에는 통일각이 있다. 역시 회담용 시설로, 평화의집보다 앞서 1985년 8월 준공됐다. 지상 지층, 지하 1층 규모다. 지난 3월 29일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이 통일각에서 열렸다. 당시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회담에 앞서 “통일각 안에서 진행되는 북남 회담은 예외 없이 잘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판문점 내에는 군정위와 중감위 회의실 등과 판문각, 자유의집, 남북연락사무소 등이 위치해 있다. 남북연락사무소에는 남북직통전화가 설치돼 있다. 남북직통전화는 지난 2016년 2월 우리 측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에 맞대응 차원에서 연락을 끊었고, 올 초 24개월 만에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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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어떻게 만날까



김정은 위원장이 북측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땅을 밟는 장면은 남북 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한 후 영접을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마주하던 장면 이상의 시선 집중이 예상 된다. 다만 아직 김정은 위원장이 차로 이동할 것인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통과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확정되지 않았다. 27일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 될 실무·고위급 회담 등에서 남북이 이에 대해 논의한다.

회담 후 남북 정상이 함께 공동기자회견 형식 등으로 합의 내용을 공개할 지도 관심사다. 1·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합의문 서명 후 남북 정상은 한 자리에 서지 않고 각각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정상국가의 길을 추구하고 있어 외교 관례에 따라 공동 회견을 할 가능성이 제기 된다.

부인 리설주가 동행할 지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최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방북했●을 때도, 김정은 위원장이 베이징에서 북중정상회담을 햇을 때도 리설주가 동행했다. 게다가 그간 북한에서는 리설주를 부를 때 그간 별다른 수식어를 달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 등으로 호칭해 퍼스트 레이디 역할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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