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 넘버원 '김의 名家'로 자리잡겠다"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

서구인 입맛 맞춘 스낵김

미국·유럽시장 적극 공략

내년 1,100억 매출 목표

5년 내 기업공개도 추진

김덕술 삼해상사 대표김덕술 삼해상사 대표



‘김’이라는 단일 품목으로 5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연간 매출액의 75%에 달하는 700억원을 수출에서 거두는 중소기업이 있다. 2015년 3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2년 만에 5천만불 수출탑을 거머쥐었다. 이런 기세라면 몇 년 안에 1억불 수출탑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회사가 한 해에 취급하는 김은 14억 장(1,400만 속)에 달하는데, 한 줄로 길게 세우면 지구를 7바퀴 돌 수 있는 분량이다. ‘명가김’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삼해상사 이야기다.


김덕술(55·사진) 삼해상사 대표는 13일 문정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올해가 회사 창립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글로벌 넘버원 ‘김의 명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1968년 남대문시장에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주인 김광중 회장에 이어 김 대표가 2대째 경영하는 가업승계기업이다.

지난 2016년 750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에는 9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중국의 작황 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의 비중이 많은 만큼 올해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에 1,100억원 매출과 80% 이상 수출 달성을 이뤄낼 계획이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김밥용 김부터 유기농 조미김, 첫 수확물로 만든 초사리김, 밥에 비벼먹는 자반김, 과자처럼 먹는 스낵김 등이다. 그 중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 김의 저력을 알리는 데 기여한 것은 단연 스낵김이다. 김 대표는 “김은 맛과 향, 형태 모두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요소를 갖춘 먹거리”라며 “현지인의 식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권별로 최적화된 형태로 제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예컨대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태국은 기업간거래(B2B)로 마른김을 수출, 현지 업체가 태국 스타일 스낵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스시 재료로 주로 사용하는 일본에는 마른김과 김밥김을 주로 수출한다. 최근 급속도로 커지는 미국 시장은 스낵김이 대세를 이룬다. 아몬드 가루를 넣은 아몬드 스낵김, 단맛을 강화한 스위트 스낵김, 바삭함을 더한 크런치 스낵김 등이 이미 명가김의 대표 수출 제품으로 입지를 굳혔다.

김 대표는 “그 동안 일본의 스시 문화 탓에 한국 김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지만, 몇 년 전부터 김이 저칼로리 건강 스낵으로 인식되면서 수출 물량이 늘고 있다”며 “올해부터 미국은 물론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김포에 3공장을 마련, 스낵김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고 말했다. 기존 부안의 1, 2공장은 마른김과 조미김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김포의 3공장은 스낵김을 중심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명가김이라는 브랜드가 영미권 국가에는 발음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미국이나 유럽을 겨냥한 전용 브랜드 ‘바른(BAROON)’도 선보일 것”이라며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과 취향을 세밀하게 파악해 다양한 스낵김을 개발할 것”이라고 계획을 소개했다. 이를 위해 올해 14번에 달하는 해외 식품전시회에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최근 자랑스러운중소기업인협의회(이하 ‘자중회’) 2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자중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1994년 4월부터 매달 ‘이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한 기업인 가운데 110명의 기업인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김 대표는 “다양한 업종의 우량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만큼 상호교류를 통해 회원사 성장에 기여해 기업간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단일 종목으로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삼해상사의 향후 50년은 어떤 모습일까. 김 대표는 “해외 시장에 나선 계기는 국내에선 대기업 브랜드에 밀려 판로를 찾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김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김의 명가’로 자리를 잡겠다는 꿈을 품게 됐다”며 “지금까지는 개인이 창업한 회사로서 이익을 내는 만큼만 투자하면 됐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5년 이내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