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세계 1위 아마존도 힘드네"...아마존, 의약품 유통업 진출 '보류' 왜

병원·약국 기존 유통체계 견고

의약품 전문 공급망 확보 부담

냉동보관 창고설비 부족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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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제약사업 진출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아마존이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해 대형병원 이사회 등과 접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해 기존 계획을 보류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은 미국 47개 주에서 의료기기 유통 허가를 취득해 청진기·수술용장갑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2개 주에서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판매 허가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의약품 유통 진출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동안 아마존의 시장 진출에 대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해온 오프라인 약국 체인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날 미국 최대 약국 체인인 CVS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1% 오른 66.10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월그린 주가도 3.76%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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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오프라인 유통체계를 뒤흔들고 있는 아마존이 제약사업에서 예상외로 고전하는 것은 병원·약국체인·보험사 등이 뒤얽힌 제약시장의 견고한 유통 방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이 의약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처방 병원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미 각종 연합체를 구성한 대형병원들이 기존 체제를 흔드는 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전문 공급망도 아마존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대다수 의약품은 변질 우려로 단열보관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아마존은 냉동창고 설비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아무리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아마존일지라도 제약시장의 진입 장벽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사실을 실감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마존이 의약품 시장 진출계획을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다. 처방의약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소규모 유통이나 치약 등 치아위생 제품 판매는 계속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통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의약품 유통을 장기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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