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오너리스크에 주가 추락 보상 받아야"

대한항공 주주들 靑 게시판에 "법적근거 마련" 청원

“투자자가 아닌 오너의 잘못으로 주가가 하락해 입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주세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청원이 게시됐다. 최근 불거진 조현민 대한항공(003490) 전무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과는 별도로 제기됐다. 청원자는 게시물을 통해 “대기업 회장의 운전기사 폭언, 미스터피자 회장과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에 이은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가 피해를 입는다”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갑질과 오너 리스크로 인한 주가 변동성에 주주들의 하소연도 많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4거래일 동안 6.12% 하락했다. 시가총액 감소분으로 따지면 무려 2,086억원에 달한다.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피해로 돌아가는 셈이다. 전인장 회장, 김정수 사장 부부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삼양식품(003230) 주가도 지난 2월20일 검찰의 본사·계열사 압수수색을 계기로 한때 17% 이상 하락한 후 간신히 회복세로 돌아섰다.

관련기사



안타깝게도 이 같은 피해에 대해 해당 기업 오너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은 많지 않다. 한 증권사 고위임원은 “외국은 그나마 행동주의펀드 등이 나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국내는 스튜어드십코드, 사회책임투자(SRI)펀드 등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속 시원한 결말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이 최우선인 투자자들이 무조건 ‘나쁜 종목’들을 손해 보고 팔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해당 기업의 멀티플(미래 수익 창출력)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반대 의견을 제시한 사례에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BN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양식품의 검찰 수사 등 오너 리스크를 근거로 투자의견 제시를 유보하고 커버리지(기업분석)를 중단했다. 이 밖에 해당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결과적으로 투자자들까지 떠난 남양유업(003920)의 경우도 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주들에 대한 갑질 사건이 폭로되기 전인 2013년 4월30일까지만 해도 주가가 116만5,0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실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고 현재 주가는 67만원에 그친다.


유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