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커지는 댓글 불신...온라인업체 노심초사

드루킹 댓글조작 정국 강타 여파

댓글 알바 운영은 공공연한 비밀

온라인 쇼핑몰·입시교육 사이트 등

"자칫 불똥 튈라" 대책 마련 분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온라인 쇼핑몰과 교육 사이트 등에 달린 평가 댓글에 대한 불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댓글 의존도가 높거나 댓글관리팀을 암암리에 운영해온 이들 업체는 드루킹 논란이 혹여 자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입시와 성인 분야를 막론하고 교육업체 사이에서 댓글 알바 운영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연간 계약을 맺고 대행사에 불법 온라인마케팅을 주문하거나 소속 직원을 통해 댓글을 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단순 홍보 차원을 넘어 경쟁업체 비방에 주력하다 보니 법정 공방으로도 곧잘 이어진다.

한 입시교육업체 임원은 “보통 1년간 1억원이 넘는 돈을 대행사에 주고 아이디 수백개를 이용해 매달 수천개의 댓글을 남기는 등 구체적인 계약을 맺는다”며 “포털이나 수험생 커뮤니티 배너 광고비가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만큼 댓글 알바 운영이 가성비 면에서는 최고”라고 말했다. 다른 성인교육업체 관계자는 “최근 댓글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많이 제기되면서 교육업체들도 단순 물량공세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신뢰할 만한 파워유저를 만들기 위해 일 년 넘게 공들여 가상 아이디를 만든다”고 전했다. 그는 또 “드루킹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공신력 있는 아이디를 육성해 홍보하는 방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조작이 많은 곳 중 하나로 꼽히는 온라인 쇼핑몰도 드루킹 댓글 사건 파문이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이들 업체 중에는 비정상적인 댓글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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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바이럴 마케팅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데 사회 전반에 댓글에 대한 불신이 심화하면 온라인 소비도 덩달아 위축되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고객은 모든 상품평을 볼 권리가 있다는 판단 아래 의심스러운 댓글을 삭제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방침을 바꿔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단어 의미를 파악하는 텍스트 마이닝 기능이 탑재된 자체 시스템을 가동 중인데 지속적인 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실제 갈수록 댓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심각해지면서 온라인 마케팅업체들은 댓글 작업에 쓰이지 않은 ‘깨끗한’ 아이디를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는 실정이다.

직장인 진모(34)씨는 “최근 온라인 마케팅 회사 직원으로부터 ‘포털 사이트 아이디를 50만원에 팔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블로그 활동 경력 등 가상 아이디로 의심받지 않을 아이디의 가치가 이렇게 큰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로 옷을 구입하는 직장인 김모(34)씨는 “소비자 성향이 열이면 열 모두 다를 텐데 제품에 대해 좋게 평가하는 댓글만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불안했다”며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믿을 만한 상품평이 없으면 결국 온라인 쇼핑몰 이용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진용·허세민기자 yongs@sedaily.com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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