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다음달 3일 열린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달 3일 오후 2시10분으로 잡았다. 재판 장소는 이 법원 311호 중법정이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정식 공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판준비기일은 실제 공판 전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방법에 관해 논의하는 절차다.
이 전 대통령은 특가법상 뇌물수수·조세포탈, 특가법상 횡령,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16개 혐의를 받는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현재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정하고 있어 재판에서 치열한 법리 논쟁이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대신 재판에는 제대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변호인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다스 실소유주 규명 부분이 이 전 대통령 재판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거라 전망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 가운데 가장 위중한 게 뇌물수수 혐의인데 삼성그룹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액수만 68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이 받는 전체 뇌물 혐의 액수 11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데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약 17억5,000만원), 민간영역 뇌물수수(약 35억5,000만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실제 지배했다면 이에 따른 특가법상 뇌물죄는 물론 특가법상 횡령죄·조세포탈죄가 모두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