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9일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인 장모(47) 감사원 국장이 한미연구소(USKI)에 보낸 ‘방문학자로 뽑아달라’는 이메일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의 한미연구소는 한국 정부의 부적절한 학문적 개입을 비판하며 폐쇄를 선언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 국장이 USKI 측에 보낸 이메일을 공개하고 “장 씨가 남편과 자신이 재직하는 감사원을 앞세워 방문학자로 뽑아 달라고 요구했다”며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 국장의 남편인 홍일표 행정관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위원장(당시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장 국장의 이메일은 “전형적인 갑질이자 지위를 이용한 강요”라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장 국장은 “김기식 전 의원의 행동이 기관(USKI)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이를 중재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를 뽑아주면 감사원이 의미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장차 감사원과 SAIS가 교류를 시작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썼다.
장 국장은 USKI에서 국외교육훈련을 마친 뒤 올해 3월 복직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견관으로 근무 중이다.
감사원은 이 의원이 공개한 이메일과 관련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곧바로 자체 감찰실에 조사를 지시했다.
감사원은 장 국장을 상대로 이메일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사실일 경우 USKI 측이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였는지 등을 조사해 직권남용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필요하다면 징계위 회부와 고발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