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은행이 주52시간 앞장" 독려한 김영주

시중은행장 간담회서 거듭 강조

금융노조 출신…勞에 힘 싣기 관측

기업, 하나 어린이집 이례적 칭찬도

은행장들, 탄력근로제 확대 건의

김영주(오른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노동시간 단축 관련 은행업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영주(오른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노동시간 단축 관련 은행업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열고 은행들이 노동시간 단축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도입되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하며 탄력근로제 확대를 건의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중소기업 노동자와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다른 은행들도 기업은행과 하나금융그룹 같은 상생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치켜세웠다. 기업은행은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29개 중소기업 직원 전용으로 ‘IBK 남동사랑 어린이집’을 이달 개소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중소기업 임직원과 지역 주민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90개, 직장어린이집 10개를 건립할 예정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은행연합회에서 ‘노동시간 단축 관련 은행업종 간담회’를 열어 “은행이 노동시간 단축의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최근 여성 채용 차별 논란이 발생한 시중은행에 대해 “승진은 물론 채용 과정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 부위원장 출신인 김 장관의 행보로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주 5일 및 주 40시간 이하 근무와 점심시간 1시간 보장 등의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금융업은 내년 7월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 이로 인해 이날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3개월까지만 허용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적용기간을 1년으로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일감이 많을 때 더 일하고 일이 없으면 덜하는 제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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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은행들은 자율출퇴근제와 PC오프제 같은 유연근무제 형식을 적용해 주 40~50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정규 근무시간 40시간 외 야근·주말근무 12시간만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일각에서는 일이 몰리는 분야를 중심으로 시간외수당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선 영업점과 달리 은행 본점 지원부서나 공항 지점, 정보기술(IT), 기업대출 전담부서 등은 현실적으로 초과근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핵심성과지표(KPI)에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반영해 신청조차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서 “주 52시간 근무를 하면 인력이 부족해질 텐데 그만큼 보충하기는 쉽지 않아 혼선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신한은행·우리은행·SC제일은행·KEB하나은행·KB국민은행·한국씨티은행·산업은행·NH농협·IBK기업은행·부산은행 등 10개 은행 행장 등이 참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 고객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은행 서비스를 기대하는 고객이 많아 자칫 충성고객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며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하는 문화를 바꾸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원·서일범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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