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에서 몸과 마음은 연결이 되어있다고 하죠. 하지만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몸에 정신이 팔려 마음을 돌 볼 겨를이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체력이 곧 뇌력이고 뇌력이 곧 마음력이랍니다.”
소통과 건강을 주제로 기업강의를 하고 있는 오세진(37·사진) 작가 겸 프리렌서 강사는 최근 출간한 ‘몸이 답이다(새라의숲 펴냄)’의 핵심 메시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커뮤니데아’ ‘호모코어밸리우스’ 에 이어 세번째 책을 낸 그는 작가에 앞서 프리렌서 강사로 더 이름이 나 있다. 외모가 먼저 눈에 띄는 그는 ‘미인 강사’ ‘미모가 돋보이는’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게 불편한 눈치였다. “여성이라고 해서 실력보다는 외모부터 평가하는 잣대가 불편했던 경험이 있어요. 전문분야에 대한 공부와 프로의 기질을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죠. 특히 전문 분야를 개척하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했어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소기업 교육담당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오 작가는 맡은 업무인 사내교육을 진행하면서 전문강사의 꿈을 키웠다. 잘 다니던 직장을 관두겠다는 선언에 부모의 반대가 거셌지만, 오 작가는 뜻을 굽히지 않고 프리랜서 강사의 길을 선택했다. 관련 학원을 등록해 자질을 쌓아가면서 이미지컨설턴트 자격증 등을 취득해나갔다. 평생 할 일을 찾았다고 생각한 오 작가는 “리더십 등 기업에서 원하는 강의를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커뮤니케이션을 전문분야로 개척해나갔다”면서 “하지만 막상 강의를 하러 가 보니 내면의 실력보다는 외모로 평가를 받아 특화된 영역과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특화된 분야는 뜻밖에 주변에 있었다. 4대째 한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사상의학, 음양오행 등 한의학과 동양철학 관련 지식 속에서 살았다. 오 작가는 사상의학과 음양오향 이론을 ‘소통과 화합’이라는 기업의 관심주제에 접목, 기질에 따른 소통법이라는 자신만의 강의영역을 찾아냈다. 강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내친김에 동양철학의 전문적 이론을 습득하기 위해 고려대 교육학과 대학원에 입학, 교육사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잘 나가던 그에게 브레이크가 걸렸다. 3년 사이에 세 번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몸이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다. 체력이라면 자신이 있었던 오 작가였지만 교통사고는 그에게 좌절을 안겼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그에게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운동을 시작한 그는 1년 만에 몸을 회복하면서 그동안 공부했던 동양철학이라는 사상에 몸이라는 실체를 접목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위해서다.
책은 체력이 떨어지면 삶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이루고자 하는 가치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열심히 운동하면 당신도 날씬해질 수 있다’는 흔한 운동 애찬론자의 장광설은 찾기 어렵다. 일상의 모든 것을 오래 사랑하며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몸이라고 믿게 된 그는 “숲 속에 난 길도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수풀에 덮여 길이 사라져버리듯 몸도 쓰지 않으면 제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면서 “매일 1시간씩 화장(외모)을 하면 그 효과는 저녁이 되어 사라지지만 하루 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생 누릴 자산(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