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로터리] 독서경영이 주는 특별한 경험

강윤선 준오뷰티 대표




지난 칼럼에서 준오헤어가 23년간 시행해오고 있는 독서경영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진행 방식과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겠다. 우리는 매장별로 직원들이 함께 토론하고 직접 가보고 실행에 옮기는 방식을 선호한다. 매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독서토론회에서는 책을 읽고 서로 인상 깊었던 구절을 공유한다.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 사람도 중요한 구절을 알아가는 자리다.

같은 시기에 같은 책을 읽음으로써 함께 쓰는 언어가 많아지는 것은 독서경영이 주는 특별한 경험이다. 예컨대 ‘혼창통’이라는 책을 읽고 나면 “여러분의 영혼은 뭔가요” “당신만의 창의는 뭐죠” “당신은 어떻게 소통해요”라고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한 달 동안 같은 언어를 쓰면 어마어마한 단결력이 생긴다. 기업문화란 쉽게 말해 한 조직이 같은 단어를 쓰고 같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풍파가 닥쳐도 견뎌낼 힘이 생긴다.

무엇보다 독서경영은 아이디어의 근간이 된다. 토론에서 구체적 실천방안까지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직원들은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영향을 주고받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직급이 높든 낮든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다 들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입을 열지 않는 직원에게도 보석 같은 귀한 생각들이 있다.


한 매장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전 사 프로젝트로 발전하기도 한다. 매월 전국 매장의 리더들이 모이는 경영리더워크숍에서는 매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취합해 벽에 붙여놓는다. 그리고 그중 쓸 만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우리의 제도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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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책에 나오는 곳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보기도 한다. ‘백산주유소’를 읽고 광명에 있는 주유소에 가서 직접 세차를 받아보고 고객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를 관찰하는 식이다. 책에서 아이디어를 뽑아내 실행으로 옮기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쌓여서 굉장한 시너지를 낸다.

책에 있는 내용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본 것을 말하고 그 정신을 현실에 녹이고 체화하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독서가 아닐까. 이제는 회사에서 정해주는 필독서 외에 직원들이 스스로 책을 사서 읽는 문화가 형성됐다. 직원들이 똑똑해지고 책으로부터 동기부여를 받다 보니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고객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 모습에서 여유가 묻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준오의 직원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소문이 더해져 고객들이 우리를 보는 눈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독서경영을 통해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다.

독서경영은 회사의 분위기와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바꾸며 성과를 높이는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아직 독서경영을 하지 않은 기업이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기를 권한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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