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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명장'에 제대로 한방…지존이 된 지단

챔스 4강 1차전서 레알 2 : 1 뮌헨

하인케스 전술에 전반 내내 무기력

후반 교체 투입한 아센시오 역전골

부상 당한 수비 대신 공격수 투입

예상깬 지략으로 원정 승리 이끌어

첫 '챔스 3연패 감독'에 한발짝 더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26일 챔피언스리그 4강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뮌헨=AP연합뉴스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26일 챔피언스리그 4강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뮌헨=AP연합뉴스



프랑스 ‘아트사커’의 창시자로 유명했던 지네딘 지단(46)은 2015-2016시즌 중 스페인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고 1군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사령탑 데뷔 시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그는 지난 시즌 챔스 2연패와 프리메라리가 우승 등을 이끌며 감독으로서도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2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7-2018시즌 챔스 4강 1차전 원정은 중대한 도전이었다. 상대는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 레알의 12회 우승에는 못 미치지만 챔스 5회 우승 경험을 자랑하는 뮌헨은 지난해 10월 명장 유프 하인케스를 다시 불러들인 뒤 난공불락의 위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레알은 그러나 뮌헨 알리안츠아레나에서 거둔 2대1 역전승으로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단은 역사상 최초의 ‘챔스 3연패 감독’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뎠다. 최고 수준의 유럽 대항전인 유러피언컵은 1992-1993시즌부터 경기 수를 늘리고 이름도 챔스로 바꿨는데 챔스 체제에서 2연패를 이룬 감독도 지난 시즌 지단이 최초였다. 아직 4강 2차전과 결승이 남았지만 두 고비를 넘기면 지단은 유러피언컵 시절을 포함해 그 어떤 감독도 해내지 못한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정규리그 부진(현재 3위) 탓에 최근까지도 가라앉지 않던 경질설을 떠올리면 놀라운 반전이다.


전반 28분 요슈아 키미히에게 선제골을 내준 레알은 전반 44분 마르셀루의 중거리 슈팅으로 겨우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전반 내내 무기력했다. 지단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스코를 빼고 마르코 아센시오를 넣었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 아센시오는 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결승골을 꽂았다. 상대 패스미스 때 공격을 끊고는 루카스 바스케스의 도움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센시오는 지난 시즌 8강 뮌헨전과 결승 유벤투스전에 이어 이날까지 최근 챔스 3골을 모두 교체선수로 투입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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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은 호날두의 투톱 짝으로 주전급이 아닌 바스케스를 내세우는 예상 밖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 결과 호날두는 잘 보이지 않았고 바스케스 역시 활약이 미미했다. 전방으로의 볼 배급 자체도 벅찼다. 그러나 후반 들어 4-3-3으로 전환하면서 바스케스가 살아났고 역전에 성공한 뒤에는 4-4-2로 또 한번 전환하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이 과정에서 지단은 부상자 다니 카르바할을 공격수 카림 벤제마로 교체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 상대 파상공세의 맥을 끊었다. 바스케스는 카르바할이 있던 풀백으로 물러나 상대 에이스 프랑크 리베리를 잘 막았다. 지단의 전술 유연성이 빛난 한판이었다.

경기 후 지단은 “어렵게 출발했고 추가 실점 위협도 많았지만 우리는 경기를 잘 제어했다. 뮌헨 홈구장에서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센시오에 대해서는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티아고 알칸타라 라인에 뚫렸던 수비를 보완하기 위한 투입이었는데 수비적인 역할을 잘 해줬을 뿐 아니라 결승골까지 넣었다”며 칭찬했다.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호날두는 챔스 연속골 행진을 11경기에서 마감했지만 통산 96번째 챔스 승리로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레알은 뮌헨을 상대로 챔스 6연승을 달리면서 역대 전적에서도 12승2무11패로 앞서 갔다. 지난 1974~1976년 뮌헨 이후로 첫 챔스 3연패를 바라보고 있다. 전반에 이미 아르연 로번과 제롬 보아텡이 부상으로 교체돼 어려운 경기를 한 뮌헨은 다음달 3일 2차전 원정에서 역전 드라마를 노린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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