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평화모드로 전환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지금까지 남북간 주된 소통수단이었던 전화선이 광케이블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광케이블은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화상 전화 등을 가능케 한다.
26일 KT(030200)에 따르면 남북 간 통신선 연결은 남북관계에 따라 자주 휘청거렸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회선이 잇따라 개설되며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지만 관계가 나빠지면 선이 끊기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한반도에 전화가 도입된 것은 1893년이었지만 지난 1945년 9월 6일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이 남북 간 전화선을 차단하며 서로 간 소통이 끊겼다.
이후 전화선이 복구되는 데는 2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지난 1971년 남북적십자 예비 회담을 앞두고 남북 간 직통전화 2회선이 판문점 자유의 집과 판문각에 개설된 상설 연락사무소에 설치됐다. 1972년에는 서울과 평양 간 남북직통전화 1회선이 비밀리에 가설됐으며 같은 해 8월에는 적십자 본회담을 위해 20회선이, 1984년에는 제1차 남북경제회담을 위해 1회선이 각각 추가 개설됐다.
이후 대구와 평양 항공교통관제소 간 합의서 채택으로 1997년 11월 대구와 평양 간 항공관제용 직통전화 2회선이 개통됐다. 또 2005년 8월에는 남북해사당국 간 직통전화 2회선이, 같은 해 11월에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개설 공동준비단회의 합의에 따라 서울과 개성을 잇는 남북경제협력협의 사무소용 3회선이 각각 개통됐다. 특히 지난 2005년 7월에는 KT 문산지점과 북한의 개성전화국을 광케이블로 연결함으로써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연출해 내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0년까지 판문점을 경유하는 남북직통전화가 총 33회선 개설됐으며 일부 기능이 상실된 회선은 남북적십자연락사무소 직통 회선으로 전용해 지금까지 운용되고 있다.
지난 20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를 연결하는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개통돼 통신선이 다시 남북을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남북 통신선 연결 작업을 해온 KT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차세대 5G 서비스가 두 정상간의 만남을 국내외 취재진에게 생중계할 계획이어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며 “향후 남북관계가 호전될 경우 광케이블 구축 등 통신분야에서의 교류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