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남북정상회담]'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 원칙 공감...종전선언은 북미회담 이후로

■판문점 담판 핵심 의제는

군사적 긴장 완화 관련 진전된 액션플랜 합의 가능성

이산상봉·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도 협상서 거론 예상

金, 합의문 반영 가능성은 낮지만 경협 언급할수도




남북 정상회담이 현실화하면서 당일 협상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다.

현재까지는 일단 회담에 대한 ‘예후’가 좋다. 북한 노동당은 최근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등을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핵 동결 조치’로 규정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볼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원칙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매우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 높은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핵 동결 제스처를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선물 중 하나로 아껴둘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회담도 하기 전에 먼저 핵실험 중단을 선언해 매우 놀랐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제와 관련해 핵 동결보다 한층 과감하고 진일보한 수준의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비핵화 범위와 성격을 놓고 회담장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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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을 최우선 요구조건으로 내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전쟁 휴전 과정에서 맺은 정전협정을 종전 선언으로 전환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궁극적 지향점이다. 다만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은 남북 간 대화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정전협상의 당사국인 미국의 동의가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한다. 중국의 협조도 수반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 남북회담에서는 종전 선언 추진을 직접 합의문에 명시하기보다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항구적 정착을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의 문구가 담길 수 있다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아울러 남북 간 상호 적대적 행위 중단에 관한 구체적이고 진전된 내용이 합의문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핵화의 범주와 방법·일정에 대해서도 명쾌하고 구체적인 해답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핵 이슈를 기본적으로 북미 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북측의 입장을 감안해 남북 정상회담을 향후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일종의 예비회담으로 진행하려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비핵화의 세부적인 실천방안 등은 북미회담 합의용 카드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논의가 순조롭게 풀린다면 부수적 의제인 남북관계 발전 등에 대한 합의도 탄력을 받게 된다. 그런 차원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 고위급 군사회담 추진을 통한 군 당국 간 소통채널 마련, 이산가족상봉 재추진,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이 협상 테이블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남북 간 경제협력 문제는 이번 회담의 공식 의제는 아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경협 이슈를 꺼내 들 가능성도 있다. 경협이 가능해지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 완화 및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 합의문에 구체적인 경협 관련 사항이 반영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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