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으로 징역형을 받아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됐던 강정호(31)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에 합류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7일(한국시간) 피츠버그 구단이 ‘강정호가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재입국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전했다.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구단 사장은 “장기간의 노력 끝에 강정호가 미국에 다시 입국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야구를 빼앗긴 강정호가 지금까지 취한 준비과정에 고무됐으며 그가 조직과 사회의 일원으로서 높은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이미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곧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서 피츠버그 복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할 예정이다. 그 전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요청한 음주운전 관련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방지 관련 교육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제한선수’로 묶어놓고, 훈련 추이를 지켜볼 전망이다. 팀 동료들은 강정호의 복귀를 환영했다. 피츠버그 포수 프란시스코 세르벨리는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우린 강정호를 잊은 적이 없다. 팬들도 강정호를 사랑한다”며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강정호가 팀에 합류했을 때 ‘집으로 돌아온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2014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피츠버그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인 2015년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해 주전 3루수를 꿰찼고 2016년에는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활약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 사고를 냈고, 과거 두 차례 더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는 강정호의 취업비자 발급을 거절했고, 강정호는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지난겨울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기량 유지를 위해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로 보냈다. 그러나 강정호는 아길라스 시바에냐스 소속으로 뛰면서 24경기에서 타율 0.143, 1홈런으로 극히 부진해 방출당했다. 비자 발급이 계속 미뤄지면서 강정호는 올해도 미국행이 좌절되는 듯했다. 그러나 극적으로 비자를 얻으면서 일단 문서 상의 문제는 해결됐다.
관건은 경기 감각이다. 강정호는 2016년 10월 3일 이후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도미니칸리그에서도 ‘경기 감각’을 되살리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종료 뒤 강정호와 계약을 1년 연장하거나, FA(자유계약선수)로 그를 보내야 한다. 강정호로서는 최대한 빨리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빅리그 무대에 복귀하고 자신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