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이진한(사진)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의 ‘2017년 규모 5.4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일 가능성 평가’ 논문이 세계 3대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에 실렸다고 2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진학·지질학·지구물리학 증거를 종합해 지난해 포항을 강타한 규모 5.4의 지진이 지열발전소 유체주입 때문에 발생한 유발지진(사람이 일으킨 지진)이라고 말했다. 지열발전소가 땅 아래로 물을 주입하는 바람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지열발전소는 땅속의 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경우 EGS 방식을 사용하며 시추공(주입정)을 지하 4∼5㎞까지 뚫어 물을 넣고 압력을 가하면 물이 땅속의 갈라진 틈을 따라 흘러가며 데워지는데 이를 다른 시추공(생산정)으로 뽑아 올려 발전하는 시스템이 EGS인 것.
지열발전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압으로 물을 넣기 때문에 규모 3.5 이상의 유발지진은 발생할 수 없다는 게 학계 내 알려진 상식. 그러나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선 포항 지열발전소에 주입된 물보다 800배 많은 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낮은 수압으로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그동안 학계에서 통용된 지진 규모와 물 주입량 사이 관계식이 틀릴 수 있음을 이번 연구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