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숙련창업으로 창업성공률 높여요, C랩 출신 에스스킨 창업 스토리

장년층의 기술력과 청년층의 혁신 아이디어로 무장

IT 기술 뷰티에 접목한 니들패치로 프리미엄 피부케어 시장 겨냥

이정건(왼쪽부터) 에스스킨 대표, 신보영 이사, 조신희 이사가 올 3월에 열린 ‘삼성전자 C랩 스핀오프 출정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창업진흥원이정건(왼쪽부터) 에스스킨 대표, 신보영 이사, 조신희 이사가 올 3월에 열린 ‘삼성전자 C랩 스핀오프 출정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창업진흥원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성공률이다. 특정업종에서 오랜 기간 반복업무를 통해 업무숙련을 쌓은 인력의 창업은 아무래도 청년창업보다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육성 프로그램인 씨랩을 통해 창업한 에스스킨은 이 공식을 따랐다. 3명의 에스스킨 창업자들은 씨랩에서 기본기를 닦은 후 스핀오프 형태로 창업했는데 실직에 따른 대안적 창업이 아닌 적극적 형태의 창업이다. 창업 전 소득의 공백 기간도 없다.


특히 나이, 성별, 주특기가 각기 달라서 각자의 장점은 극대화하되 단점은 보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년간 IT 연구개발인력으로 살아온 이정건 대표가 기술개발을 맡았고 올해 37세인 신보영 이사는 상품기획과 홍보마케팅을 맡았다.

이 대표는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개발자는 전문성이 높지만 사업화 능력이 뒤처지는데 이 빈 곳을 젊은 창업파트너가 혁신적 아이디어로 메울 수 있었다”며 “사업이 확장되는 구간에서도 이러한 협업창업 형태는 장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스스킨은 ‘다기능 경피전달 생분해성 마이크로 니들패치’란 제품을 만든다. 용어가 어려운데 풀어쓰면 초미세 니들(바늘) 형태의 화장품이다. 통증을 수반하지 않는 극세사 형태의 니들이 화장품 성분을 피부 안으로 직접 전달해 효능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첨단 정보기술(IT)을 뷰티시장에 접목한 혁신적 제품으로 기능성 화장품이 흡수율이 낮은 단점을 보완해준다”며 “피부개선 수요가 큰 30대 이상 여성 소비자와 고통 없이 프리미엄 피부케어를 희망하는 40~50대 여성이 주 타깃이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발표된 혁신창업활성화 대책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업 성공률이 뒷받침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창업활성화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청년창업은 성공률이 낮다는 한계를 지녔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시니어 기술창업 지원이다.


국내 산업계가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시니어 기술창업 지원의 또 다른 배경이다. 퇴직자들은 직장을 떠난 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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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퇴직자는 특정업무의 숙련도, 오랜 직장경력 등을 갖추고 있어 창업의 성공률이 청년보다 높다.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업종경력 5년 이하의 매출증가율은 3.0%로 이 수치는 11년 초과~15년 이하(3.3%), 15년 초과(5.1%) 등 경력이 길어질수록 높아진다.

이때 중요한 것이 중·장년층이 지니지 못한 사업요소들을 어떻게 대입시키느냐이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재능을 끌어와 비즈니스 구조에 이식하느냐가 성공창업의 핵심이다.

흥미로운 것은 예비창업자들 스스로도 이종 간 결합 형태의 창업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창진원이 실시한 공동창업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8명이 협업창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를 고려하면 에스스킨은 정부정책의 목표점이 그대로 녹아 있는 창업 케이스인 셈이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세대융합형 창업지원제도는 △팀빌딩 완료형 △팀빌딩 희망형 등 두 가지다. 완료형은 협업 파트너를 사전에 매칭해 팀구성을 완료한 창업 년 미만 창업자가 대상이며 희망형은 파트너를 매칭해주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현재 25개의 시니어기술창업센터와 6개의 시니어세대융합 창업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시니어 창업지원센터 운영(47억4,000만원) △세대융합 창업지원사업(112억5,000만원) △장년인재 서포터즈지원사업(14억5,000만원) 등 총 174억4,0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는 총 120여개의 융합창업팀이 정부 지원을 받는다. 선정된 창업팀은 총 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시제품 개발비 △마케팅 등의 사업비와 창업공간을 무상으로 제공 받는다.

창진원 관계자는 “이 사업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숙련기술자들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다”며 “중·장년층과 청년층 간의 융합형 기술창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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