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종합]‘그것이 알고싶다' 보람상조 최철홍, 자금세탁·탈세부터 목사안수..수상한 행적多

상조업계 1위 보람상조의 최철홍 회장의 횡령 및 배임 의혹이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121회에선 ‘목사가 된 회장님-신의 계시인가? 사업 확장인가?’편을 통해 최 회장의 비리를 파헤쳤다.


제작진은 먼저 최 회장이 모 교단에서 불과 6개월짜리 야간 편입 과정을 공부한 것을 확인했다. 보람상조 홈페이지엔 그가 10여 년간 신학을 공부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그가 신학을 공부했다는 시기는 지난 2010년 회사 자금 횡령으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시기와 겹친다. 모 교단이 교도소 수감기간 동안 통신으로 공부한 것을 강도사 실습으로 인정해줬다는 것이다. 해당 교단은 고문기술자 이근안에게도 목사 안수를 줬던 곳으로 확인됐다.

사진=SBS사진=SBS



최 회장은 또 목사 답지 않은 언행을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목사가 된 뒤 최 회장은 교인들에게 설교를 하면서 “친구와 차를 타고 가다가 사람을 치어 죽였는데 친구가 대신 감방에 갔다”면서 “내가 하나님에게 은혜를 받았다”고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교인들에게 준 기도제목도 기상천외했다. 그는 100개 교회 설립, 본인 사업과 관련한 토지 용도 변경, 지역주택조합 사업 등을 공동기도 제목으로 교회 주보에 실었다.

최철홍 회장의 주력사업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이었다. 그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이 사업에 투자한 33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현재 고발당한 상태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교회에서 교인들을 상대로 투자상담을 했다. 바로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관련한 것이었다. 한 교인은 “아파트 도면을 들고 회의를 한다”면서 “교인들은 거의 다 안다”고 밝혔다.

해당 교회의 전 신도는 “교회 건물이 교회 법인 소유가 아니었다”면서 “보람상조 계열사 명의로 돼 있더라. 한달에 이 계열사에 1600만원의 월세를 내고 있었다”면서 기막혀했다.

제작진은 주일 헌금, 감사 헌금, 십일조 등의 이름으로 교회에 투자를 한 사람의 돈이 교회를 거쳐 월세 등 명목으로 보람상조로 건너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머지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고 제보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즉 교회가 자금세탁과 탈세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 현행 종교인 과세법은 종교인 개인의 월급 등 수입에 대한 과세를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 교회 법인의 재정에 대해선 과세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취재가 시작되면서 최 목사가 설교를 중단하고 잠적한 지 2달째가 됐다. 최 회장 겸 목사와 교회 직원들은 부동산 개발 회사를 설립하고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위한 조합원들을 모집했다.

지역주택조합이란 건설사 대신 조합원들이 주인이 돼 부지 매입부터 시공과 분양을 직접 하는 것이다. 비교적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하는 서민형 아파트 건립 방법으로 각광받았지만, 각종 비리가 일어나기도 쉽다. 생업에 바쁜 조합원 대신 일부 간부들이 조합비를 운용하면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철홍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조합원들은 “우리 돈이 교회를 통해 최 회장에게 흘러간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최 회장이 설립한 지역주택조합 1차 조합원 모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건설 대기업은 시공을 하려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각종 불필요한 지출 내역이 많았고, 최철홍 회장과 주변인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과다하게 책정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손잡으려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관련기사



제작진이 회계를 들여다보니, 조합원 모집 광고비만 154억원이 잡혀 있는 등 필요 없는 비용이 많이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의 사업 파트너이자 교회 교인인 김아무개 집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사로 일감 몰아주기 등 과다한 비용을 챙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 조합원은 “주택 홍보관이 27억 5천만, 광고비 154억원은 말이 안된다”면서 “정상적인 지출내역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의 김아무개 집사만 큰 부자가 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 따르면 김 집사는 최 목사의 교회를 다니면서 크게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

지역주택조합 부지 일부에 보람상조가 근저당 설정을 해놓기도 했다. 조합이 사들인 땅들은 모두 자투리 땅들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땅들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그 땅을 다시 조합에 비싸게 팔았다고 보도했다.

제작진이 어렵게 김 집사를 만났지만 그는 “최 목사에게 투자받은 것 없다”며 “직접 사업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방송에선 또 최 회장의 사업체 계열사 14곳이 모두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람상조 계열사 11개, 부동산 개발회사 3개, 그의 사업 파트너인 김아무개 집사의 소유 회사 등을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회계감사 자료를 통해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이들 회사들이 자본잠식 상태이며, 영업손실이 회사마다 200~400억 원이 누적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회계 분석에 참여한 한 회계사는 “회사마다 다 투자를 했다. 93억 원을 빌려주기도 했다”면서 “돈을 막 유출시키면서 함부로 쓰고 있다”고 우려를 했다. 이런 상태에서 폐업을 하면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손해가 간다는 것이다.

최 회장 소유 회사 중 1개사만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을 통해 해당 회사의 매출 80억 원의 최종 목적지가 최 회장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2010년 회사 자금 301억원 횡령으로 구속됐다. 2014년엔 값싼 중국산 수의를 국내산 수의로 속여 팔아 74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으나 불과 2년 뒤인 2016년 10월에 벌금형만 받았다. 방송에선 화려한 자문단(변호사)의 활약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벌금형은 피해액이 적은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피해자가 다수에 걸쳐 있고 피해액도 크다. 이런 처벌에 대해 납득할 만한 법조인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출소하자마자 교회부터 만들었다. 이후 호텔과 장례식장 건립 등에 돈을 쏟아부었다.

결국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통해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이 자금 세탁과 탈세를 하기 위해 엉터리로 목사 안수를 받고 교회를 설립했음이 드러났다. 3300여명의 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의 투자금을 최 회장과 김 집사가 나눠먹은 것이라는 것. 이들은 현재 배임 및 횡령으로 고발당한 상태다.

서경스타 최주리 기자 sestar@sedaily.com

최주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