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연명자금 수혈받은 한국GM의 과제

GM 본사와 산업은행은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총 7조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2조원이 넘는 누적적자가 있지만 이만 한 자금이 수혈된다면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의 아픔을 딛고 회생의 길을 모색할 기회를 잡게 된다. 양측은 이런 협상 결과를 토대로 실사가 종결되는 다음달 초 투자확약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합의안은 고무적이다. GM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3억달러 더 많은 경영정상화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만큼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본사 차원에서 한국GM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2개의 신차 배정과 출자전환 약속도 지켰다. 이에 맞춰 산은은 신규 자금지원 규모를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렸다. 한국 사업장을 10년 이상 유지하기로 한 것과 중요 의사결정에 대한 산은의 거부권을 수용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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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합의사항은 어디까지나 잠정안에 불과하고 미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GM 본사 차원에서 과도한 이익을 빼내가지 않느냐는 논란은 여전하다. 27억달러의 출자전환은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를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신차 개발 비용 전가부터 부품 가격 고가산정에 이르기까지 이전가격을 둘러싼 여러 의혹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GM이 실사 과정에서 이전가격과 관련한 자료를 얼마나 충실하게 제공했는지도 의문이다. 이런 문제를 분명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산은을 통해 혈세를 지원한다면 한국GM의 부실화는 물론 먹튀 논란까지 다시 불거질 소지가 다분하다.

GM은 조만간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정부와 산은은 이전가격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를 분명하게 개선하지 않은 채 GM 사태를 매듭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동걸 산은 행장은 “한국GM의 원가구조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혈세가 들어가는 이상 국민이 수긍할 만한 원가구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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