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무한확장 하는 푸드테크] "당신의 시선까지 제품 레시피에 담았어요"

<상> 고객 눈길까지 읽는다

빙그레, VR·감정분석 센서 활용

시선 먼저 가는 매대 높이 반영

포장 색상 따른 호감도도 체크

롯데제과 '깔라만시맛 빼빼로'

AI가 초콜렛·신맛 조합 제안

4차 산업혁명의 거센 조류는 식품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첨단 기술과 식품 산업의 결합을 일컫는 ‘푸드테크’는 이제 식품업계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식품업계의 푸드테크 현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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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빙그레는 유니레버의 ‘소비자 인사이트 이노베이션 센터(CIIC)’에 한 가지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내년 유니레버와 공동으로 출시할 예정인 아이스크림 전략 상품의 디자인부터 가격, 매대 위치 등을 어떻게 정할지에 관한 것. CIIC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동원한 것은 가상현실(VR)기기인 ‘아이트래커’ 외에 전류·감정 분석 센서 등 첨단 기기들이다. 소비자들의 시선이 먼저 가는 매대 높이부터 경쟁 제품과의 진열 구도, 제품 패키지의 색깔을 바꿨을 때의 미묘한 호감도 변화까지 읽어내 제품에 적용하겠다는 야심이다.

푸드테크가 무한확장 하고 있다. 과자 맛도 인공지능(AI)을 통해 결정하고 IT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시선까지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가 갈수록 빠르게 바뀌고 있는 식음료 업계의 특성상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남들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생존을 판가름하기 때문”이라고 이러한 현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제과 AI로봇 ‘쵸니봇’과 ‘스윗봇’.  /사진제공=롯데제과롯데제과 AI로봇 ‘쵸니봇’과 ‘스윗봇’. /사진제공=롯데제과


식음료 업계 푸드테크를 선도하고 있는 롯데제과는 AI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이어 최근 대화가 가능한 AI 로봇까지 내놨다. AI TFT의 김정혁 매니저는 “과거엔 트렌드를 예측하더라도 증명하기가 어려워 내부적으로도 설득하기가 어려웠지만 AI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는 지금은 훨씬 수월하다”며 “초콜렛에 신맛을 더한 깔라만시 빼빼로처럼 예상치 못했던 인사이트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마케팅에 주로 AI가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영업이나 생산 등 내부 운영에도 활용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모바일 시대에 대응해 온오프라인연계(O20) 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1월 선보인 온라인 통합몰 ‘하이프레시(hyFresh)’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야쿠르트 아줌마 채널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품을 직접 전달하는 O2O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 달 평균 70만 명에 가까운 고객이 하이프레시를 방문하고 있으며 125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 4월부터는 가정간편식 ‘잇츠온’ 정기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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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배달 서비스 ‘더반찬’을 운영 중인 동원홈푸드는 배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물류 시스템인 ‘DMPS(Dual Mode Picking System)’를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들여왔다. DMPS는 자동으로 고객 주문 내역을 읽어 배송박스마다 정확한 제품을 담아내는 시스템이다. DMPS 도입 후 더반찬의 시간당 생산성은 기존 대비 189% 가량 상승했으며, 일일 6,000건, 최대 1만 건까지 주문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SPC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해피앱’을 통한 정기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해피앱에서 제공하는 ‘해피오더’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쉐이크쉑, 피자업 등의 제품을 미리 주문하고 픽업하거나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리나스샌드위치, 잠바주스 인기 제품들의 배달, 정기배송 등을 강화하는 등 이용 가능한 브랜드를 늘리고 있다.

박근영 유니레버 마케팅팀 차장은 “소비재는 마케팅 기법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품목 중 하나”라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첨단 기술의 활용 필요성과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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