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정화 교수 "사업 실패자 재도전 북돋울 안전망 필요"

혁신벤처생태계 정기포럼 참석한 한정화 교수

"인생 실패 낙인 찍는 인식 바꾸고

과점주주 2차납세의무 완화 시급

실패 비용 감소 방안도 고민해야"




성실 실패자의 재도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초기 창업기업의 과점주주에 대한 2차 납세의무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사진)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스타트업IR센터에서 혁신벤처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2차 혁신벤처생태계 정기포럼’ 주제 발표에서 “혁신창업 생태계의 활성화는 창업안전망 확보를 통한 창업자의 도전정신에서 시작된다”며 정부의 속도감 있는 창업안전망 구축을 촉구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폐업한 중소기업의 평균 부채는 8억8,000만원, 세금체납액은 4,400만원에 이른다”며 “사업 실패의 위험 부담을 모두 창업자가 떠안는 현 구조에서는 사실상 재도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실패를 개인의 실패로, 사업 실패를 인생 실패로 낙인찍는 잘못된 등식을 깨뜨려야 건전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면서 “실패 비용을 감소시키고 재도전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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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는 구체적인 대안의 하나로 창업기업의 과점주주에 대한 2차 납세 부담을 완화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법인에 부과되는 국세 등에 대한 납세액이 부족하면 무한책임사원 또는 과점주주에게 부족분에 대한 2차 납세의무가 부과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혁신 벤처기업은 과점주주인 벤처 창업자 또는 투자자가 실패 시 투자원금 손실뿐 아니라 제2차 납세의무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재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과점주주를 대상으로 2차 납세의무를 부여하는 국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신성장 산업 분야인 혁신 벤처기업에 한해 2차 납세를 면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 교수는 “정부의 제도 개선으로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책금융기관의 창업자 연대보증은 거의 사라졌지만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 요구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민간 금융기관으로 확산되려면 단순한 권고 차원이 아닌 감독규정 개정이나 행정지도 차원에서 대응하는 정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행사는 혁단협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혁신 벤처 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의 세부 추진과제들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적 이슈로 확산시킬 목적으로 개최됐다. 주제 발표 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권기환 상명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창업안전망’을 주제로 재도전 기회 보장, 연대보증 면제 민간 금융기관으로의 확대, 공제제도 도입 등 현안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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