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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가 침묵하면…벤제마가 터트린다

4강 뮌헨전서 72분간 두 골 폭발

레알마드리드, 챔스 3연패 도전

지단의 용병술 또한번 들어맞아

최근 5시즌 동안 네번째 결승행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오른쪽)가 2일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마드리드=AFP연합뉴스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오른쪽)가 2일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마드리드=AFP연합뉴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지난해 11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토트넘(잉글랜드)과의 원정에서 1대3으로 졌다. 0대3으로 끌려가다 종료 10분을 남기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했다. 토트넘은 챔스 역대 최고 성적이 8강인 팀. 챔스 전신인 유러피언컵에서 4강에 오르기도 했지만 1961-1962시즌의 일이다.

레알은 그런 토트넘에 덜미를 잡히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당연히 기대보다 불안감이 앞섰다. 그러나 토트넘전 완패 이후 정확히 6개월이 지난 2일(한국시간) 레알은 이번에도 유럽 최고 무대인 챔스의 결승 한 자리를 꿰찼다. 16강에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8강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꺾은 레알은 4강에서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마저 넘고 3년 연속 결승에 올랐다. 최근 5시즌 동안 네 번째로 맞는 결승. 유러피언컵 시절을 포함해 사상 최다인 16번째 결승을 치르는 레알은 챔스 사상 최초 3연패에 도전한다. 유러피언컵에서 챔스로 바뀐 1992-1993시즌 이후로는 2연패도 지난 시즌의 레알이 유일하다. 레알은 유러피언컵 시절에는 첫 시즌인 1955-1956시즌부터 5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주 뮌헨 원정에서 2대1로 이겼던 레알은 2일 마드리드 홈경기에서 2대2로 비겨 합계 4대3으로 올라갔다. 한 골만 더 내주면 4대4가 되고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행이 좌절될 진땀 승부였지만 레알은 케일러 나바스의 신들린 선방을 앞세워 결승 티켓을 붙들었다. 이날 뮌헨은 22개의 슈팅(레알은 9개)으로 레알을 몰아붙였는데 나바스는 무려 8개의 세이브로 자신의 선방 기록(챔스 16강 이후 기준)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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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챔스 득점 1위(15골) 호날두가 1차전에 이어 또다시 침묵한 가운데 선발 투톱으로 나선 카림 벤제마가 해결사 역할을 대신했다. 벤제마는 최근 12경기 1골로 부진했지만 1차전에서 교체 멤버로 좋은 모습을 보인 터였다. 지네딘 지단 감독의 카드는 적중했다. 벤제마는 0대1로 뒤진 전반 11분 강력한 헤딩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1분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두 번째 골을 뽑았다. 뮌헨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는 걷어내야만 하는 백패스를 잡으려다가 뒤늦게 자세를 바꾸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골 기회를 헌납했다. 지단은 직전 정규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었던 개러스 베일을 벤치에서 출발하게 하는 대신 벤제마를 72분간 활용했고 벤제마는 지난 2014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챔스 16강 이상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제 몫을 다했다.

1차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한 마르코 아센시오가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다시 한번 딱 들어맞은 용병술을 선보인 지단은 “노력을 멈추지 않고 결국 수준을 확인한 벤제마를 보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멈추지 않고 싸웠다. 레알의 DNA는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지단은 1996~1998년 마르첼로 리피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3년 연속 챔스 결승을 지휘한 감독이 됐다. 지단은 챔스 사상(유러피언컵 시절 포함) 최초의 3연패 감독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에 도전한다. 리버풀-AS로마전 승자와 펼칠 결승은 오는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다.

한편 뮌헨은 전반 추가시간 크로스가 레알 마르셀루의 팔꿈치에 맞아 페널티킥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주심은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후 후반 18분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동점골을 넣었으나 끝내 한 골이 부족해 결승 문턱에서 돌아서야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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