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전자기타 명가' 깁슨, 자금난에 파산보호 신청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수익성 악화

3억7,500만弗 채권만기 도래 압박

깁슨 전자 기타 /사진 제공=깁슨깁슨 전자 기타 /사진 제공=깁슨




헨리 저스키위츠 깁슨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헨리 저스키위츠 깁슨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지미 페이지와 전설적인 로커 엘비스 프레슬리가 애용했던 전자기타의 제조사 ‘깁슨’이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자기타의 ‘명가’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깁슨이 연방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라 델라웨어주 윌밍턴시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파산보호 기간에 깁슨은 1억3,5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받고 KKR크레디트어드바이저스 등 사모펀드가 보유했던 채권은 주식으로 전환된다. 파산보호 종료 예정일은 오는 9월24일이다. 헨리 저스키위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은 회사의 장기적 안정성과 재무건전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894년 오빌 깁슨이 설립한 깁슨은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계 전자기타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0달러 이상의 고가 기타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올 1월에도 전자기타 매출은 전년 대비 10.5% 늘어난 1억2,2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자기타 사업은 여전히 건재하다.

관련기사



하지만 부채가 연간 매출의 절반가량인 5억달러 규모로 불어날 정도로 깁슨의 경영상태는 수년째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2014년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로부터 오디오·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를 1억3,500만달러에 사들이는 등 음향가전·오디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컴퓨터 음악 중심으로 흘러가는 시장에 뒤처지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3억7,500만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채권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자금압박을 받은 것이 깁슨을 파산으로 몰고 간 것으로 분석된다.

1986년 회사를 인수한 데이비드 베리먼 회장과 저스키위츠 CEO는 채권자와의 구조조정 지원 협약에 따라 각각 49%와 36%의 지분을 잃게 되지만 당분간 회사에 잔류할 방침이다.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