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中 SNS에서 분홍 돼지 '페파피그'가 사라졌는데...

문신 사진 찍어 SNS 인증샷 등

反기성세대 운동 상징 떠올라

中정부 "사회 도덕 해쳐" 비판

페파피그 /자료=공식 홈페이지페파피그 /자료=공식 홈페이지



영국의 아동 만화 캐릭터 ‘페파피그’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의 검열 대상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에서 지난달 28~29일 총 3만건의 페파피그 콘텐츠가 삭제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파피그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도 감시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상에는 더우인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페파피그 동영상 검열’ 문서가 돌고 있다. 더우인은 짧은 동영상을 유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95허우(1995~2002년 출생자)’에게 인기가 많다.

이번 검열이 중국 정부의 명령 혹은 자체 결정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페파피그는 180개국에 진출한 영국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인 돼지 캐릭터의 이름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5년 첫 방영된 이래 주요 동영상 플랫폼에서 관련 콘텐츠가 300억건 이상 재생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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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파피그 관련 콘텐츠가 금지된 것은 중국에서 이 캐릭터가 ‘반(反)기성세대 운동’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 SNS에서는 ‘페파피그를 몸에 새긴 멋진 사회인에게 박수를 보내주세요!’라는 글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사회인’은 기성체제, 주류에 맞서는 사람을 뜻하는 은어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페파피그 액세서리나 문신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사회인의 증명’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관영매체를 통해 ‘사회주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라며 불편함을 드러내왔다. 환구시보는 최근 페파피그 문화가 “사회를 전복하는 유행”이라며 “사회도덕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건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엄격해진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SNS에서는 지난해 10월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과 닮은 ‘곰돌이 푸’ 콘텐츠가 사라지기도 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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